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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88화

원경릉이 취월에게 답했다. “그렇지 않아. 당신이 태자 전하와 정말 뭔가가 있었다면 나도 당신을 만나지 않았을 테니까.”

취월이 냉소를 지었다. “태자비 마마는 안 믿으시나요? 지나치게 자신이 넘치시네요. 한 여자에게만 전심을 다하는 남자는 없어요. 특히 태자 나리 같으신 분은 더욱 그렇죠. 하지만 태자 나리는 저와 우연히 만나 즐기셨을 뿐으로, 분명 이슬처럼 투명하고 영롱한 여자가 나타나 태자 나리를 기쁘게 할 것입니다. 이상한 일이 아니죠, 단지 시간이 빠르냐 늦냐 차이일 뿐.”

원경릉이 답했다. “호접 아가씨 말도 일 리가 있네. 허나 나와 태자 전하 사이에 그런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우리들 문제지, 아가씨와는 상관 없으니 쓸데없는 데 참견할 필요 없어. 아가씨를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아가씨 아버님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니깐.”

취월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제.. 제 아버지요?”

“응,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지?” 원경릉이 온화하게 물었다. 자식의 눈에 보이는 아버지는 때론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만 반드시 참고할 가치가 있었다. 아버지가 자식을 어떻게 훈육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취월의 눈에 격분한 기색이 완연해졌다. “우리 아버지는 죄를 지으실 분이 아니세요. 청렴결백하신 관리로 근면하게 정사를 돌보시고 백성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교묘하게 사리사욕을 취하신 적은 한 번도 없으셨고, 첫째 황자의 일에 가담하신 일도 당연히 없으셨어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지?” 원경릉이 반문했다.

“당연히 알죠!” 취월은 격분해서 벌떡 일어나 비분강개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께서 그러셨어요. 지방관이 되는 건 최대의 행복이라고요. 경성의 서열다툼에 끼어들이 않을 수 있을테니 말이죠. 첫째 황자는 평범하고 잔학하신 성품이라 태자에는 적합하지 않으시다고 했는데 그런 아버지께서 어떻게 서열다툼에 끼어드셨겠어요?”

“네 아버지는 우문군이 발탁한 인물인데 뒤에서 이렇게 우문군을 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원경릉이 물었다.

취월이 흥분하고 놀란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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