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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6화

현비는 원경릉이 한 행동을 곱씹어 보았다. 생각해보면 그리 일리가 없는 행동은 아니었기에 그녀는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화를 꾹 참아냈다.

희상궁은 중신궁(中珅宫)에 도착하여 남주를 바치며 말했다.

“초왕비가 황실의 며느리로서 남주를 혼자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고 하며 황후마마를 섬기는 마음으로 드린다고 했습니다.”

황후는 이 말을 듣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본궁은 필요 없습니다. 가져가세요.”

희상궁이 미소지으며 “마마께서는 왜 왕비의 효심을 저버리십니까? 좋든 싫든 황제께서 하사하는 물건인데 마마님께서 받지 않으시면 귀비나 현비의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받으시는게 낫지 않으시겠습니까? 받으시고 어떻게 처리하시든 그건 마마의 몫입니다.” 라고 말했다.

“희상궁의 말이 맞습니다. 마마께서 받아서 황제께 보내십시오. 초왕비가 기가 살아서 위세를 부리는건지 아니면 황후마마께 아첨하려고 한건지 황제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시지요.” 중신궁의 집사도 한마디 거들었다.

황제는 자신이 하사한 물건을 황후에게 준 것을 알면 분명 화를 낼 것이다.

황후는 두 사람의 말에서 황후는 깨달음을 얻었다.

“자네들의 말이 맞네. 황제께는 태후마마께서도 받지 못한 남주를 황후인 내가 어찌 받겠느냐고 말하며 보내면 좋겠네.”

그녀는 류큐에서 보낸 남주 꾸러미가 아직 태후에게는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희상궁이 웃으며 말했다. “쇤네는 건곤전으로 돌아가 태상황님을 모셔야 하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예. 들어가보시지오.” 중신궁 집사가 희상궁을 배웅했다.

희상궁이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문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그녀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 빚은 모두 갚았으니, 이 한 평생에 더 이상 빚진 것은 없다.”

맞은 편에 주명취가 미소를 머금고 희상궁을 보고있었다. 희상궁은 그녀를 보고 몸을 굽혀 인사했다.

주명취는 다가와 희상궁에게 조용히“수고하셨어요.”라고 말했다.

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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