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과 조백천, 공양은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많은 제자들을 만났는데, 특히 최근의 대결 이후로 도범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도범을 본 순간, 많은 이들의 눈빛은 삽시에 달라졌다.대부분은 미처 감추지 못한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이었지만, 일부는 질투하는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든 도범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동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제자들도 점점 줄어들었다. 동쪽은 주로 높은 지위를 가진 관리자나 장로 제자들이 활동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현연대륙의 신비로운 땅, 처음으로 현청전을 찾는 도범 일행은 길을 잘 몰라 여러 제자에게 길을 물어보며 현청전을 찾았다.앞에서 꺾으면 현청전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 나타난다. 그곳에 이르러서는 그들도 모르게 말소리를 낮췄다. 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바람이 대나무 끝을 스치며 일으키는 소리 외에는 그들의 대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그때 공양이 갑자기 눈썹을 찌푸리며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저기 앞에 있는 사람은 누구죠? 왜 저런 눈빛으로 우리를 보는 거죠?”도범은 공양의 말에 고개를 들어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 녹색 대나무 뒤에 오양용이 서 있었는데, 그는 마치 일부러 대나무 뒤에 숨은 듯 희미하게만 보였다.그러나 오양용의 눈빛에서 세 사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분명 적대적인 눈빛이었다. 이를 본 도범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 길은 현청전으로 가는 유일한 길인데, 그렇다면 오양용은 현청전 사람일까?마음속으로 여러 의문이 들었지만, 도범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양용에게 다가갔다. 이윽고 도범은 오양용의 옷차림과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오양용은 꽤 잘생겼으며, 놀랍게도 친전 제자의 옷을 입고 있었다. 종문 내에서 제자들의 구분은 매우 명확했다. 외문 제자는 외문 제자의 옷을 입고, 장로 제자는 장로 제자의 옷을 입으며, 친전 제자도 당연히 친전 제자의 옷을 입는다.오양용의 허리에는 세 송이 목련이 수놓아져 있었다. 친전 제자임이 분명했다. 그
오양용은 이곳에서 도범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러 도범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범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오양용은 친전 제자였다. 친전 제자는 종문의 미래로, 다른 제자들은 보통 친전 제자를 보면 저절로 고개를 숙인다.하지만 도범에게는 이른바 친전 제자의 특별 대우가 적용되지 않았다. 오양용은 처음부터 불쾌한 어조로 말을 시작했고, 도범이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오양용은 오만하게 도범을 비꼬았다. 그러니 도범이가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결국 도범은 더 이상 이곳에서 우회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가볍게 웃으며 다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양용 선배님의 말씀, 저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네요. 어떤 자리를 말씀하시는 건지 도통 모르겠네요.”그러자 오양용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도범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듯 보였다. 이윽고 오양용은 차가운 한숨을 쉬며 도범에게 말했다.“내가 정말로 너를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네가 지금 열한 번째 장로의 관문 제자일지라도, 결국은 관문 제자일 뿐이고, 우리 친전 제자들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야.소문준이 내문 제자 중에서는 꽤 이름이 있지만, 내 눈에는 초보에 불과하지. 즉, 네가 할 수 있는 건 나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거야. 본인이 성과를 조금 거두었다고 해서 내 앞에서 거만하게 굴면 안된다는 소리야.”공양과 조백천은 오양용의 질문에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질문은 그들을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었지만, 오양용이 가끔 그들을 향해 던지는 시선에는 차가운 냉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래서 조백천과 공양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한편, 도범은 냉소를 터뜨리며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혹시 시력이 나쁘신 건가요? 아니면 정신이 온전치 못한 건가요? 제가 언제 양용 선배님 앞에서 잘난 척을 했다는 건가요? 오늘 저는 양용 선배님을 처음 뵙습니다. 그전에는 양용 선배님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요.”도범은 오양용을 보며 참으로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 오양용은 도범의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다.
오양용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아졌다. 자신이 도범을 이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망신만 당한 것 같아 불쾌해했다. 그리고 도범의 짜증 난 표정에서 조금 더 자극했다간 도범이가 더욱 거친 말을 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오양용은 이곳이 현청전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임을 알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현청전의 사람들은 분명 도범의 편을 들 것이며, 그렇다면 오양용이 되려 곤경에 빠질 것이다. 그래서 오양용은 화를 꾹 참고 말했다. “오늘 내가 너를 찾아온 것은 너를 추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네가 좀 눈치 있게 자원 비경으로 가는 자격을 나에게 양보하길 바라는 거야. 넌 지금 겨우 선천 중기밖에 이르지 못했으니, 자원 비경에 가더라도 분명 위험에 처할 거야. 그러니 차라리 종문 안에서 조용히 수련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 거다.”오양용의 말은 겉으로는 도범을 위하는 것처럼 들렸지만, 도범은 단번에 오양용의 속셈을 간파했다. 오양용이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순전히 본인이 자원 비경에 들어가기 위한 것이었다. 도범은 자신이 그 명액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으나, 장손 장로의 배려로 주어진 자리임을 짐작했다. 그렇다면 도범은 결코 그 자리를 내주어선 안 되었다.오양용은 처음부터 기세로 도범을 누르려 했고, 또한 말투도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은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그래서 도범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에게 자원 비경 들어가는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있든 아니든, 만약 제 몫이 있다면 전 절대로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양용 선배님 말대로 저는 지금 겨우 선천 중기 단계 밖에 이르지 못한 무사입니다. 그러나 레벨을 초월하는 도전은 저에게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이 말에 오양용은 얼굴이 새카맣게 변하며, 도범을 다시 한번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도범은 오양용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이 여전히 태연하게, 오양용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아들이며 그저 무심했다.이윽고 오양용이 차가운 한숨
공양은 앞으로 걸으면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오양용을 살펴보았다. 오양용이 돌아서서 떠나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소리를 내서 도범을 불렀다.“잠깐만요!”그러자 도범은 발걸음을 멈추고 공양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공양의 얼굴은 창백했고 그의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도범은 가볍게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도범은 공양이 친전 제자와 처음으로 마주하는 상황에서 긴장과 압박을 느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는 당연한 반응이었다.공양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용기가 정말 대단하네요. 만약 저였으면 그렇게 당당하게 맞서지 못했을 거예요.”그 말에 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백천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도범 씨는 공양 선배님과 다르죠. 이제 도범 씨는 열한 번째 장로가 지원해주는 관문 제자가 되었잖아요? 아무리 친전 제자라고 해도 뭘 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자원 비경이 뭐든, 오양용까지 나섰다는 건 꼭 필요한 거란 뜻이잖아요?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싸게 넘겨줄 순 없죠!”그러자 공양은 조백천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누가 몰라? 확실히 도범 후배는 예전에 그 도범 후배가 아니야. 그러나 친전 제자는 친전 제자야. 만약 오양용 씨가 도범 후배를 공격한다면, 앞으로 지내기 어려울 거고. 나는 그저 도범 후배가 앞으로 편안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야.”이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공양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러나 공양의 말에 동의한 건 아니었다. 도범은 몸을 돌려 공양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부드러운 바람이 도범의 옷을 휘날렸지만, 도범은 굳건히 서 있었다. 그는 마치 거센 바람도 무너뜨릴 수 없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공양 선배님의 말씀은 이해가 가지만, 한 번 물러선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비슷한 상황이 다시 생긴다면, 그들은 또 저를 밀어붙이겠죠. 그렇다면 그때마다 물러서야 하나요? 그럼 제가 왜 무사가 되겠어요? 많은 기회를 잃고서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
도범은 서쪽 편전에 머물렀다. 이곳은 예전에 잡동사니를 보관하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모두 청소되어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상태였다. 서무 제자가 떠난 후, 도범은 직접 조백천과 공양에게 직접 차를 따라주었다. 그리고는 그들과 함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후, 공양과 조백천은 이내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고, 도범 혼자만 서쪽 편전에 남게 되었다.도범은 홀로 넓은 편전에 서서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이곳에 도착한 후, 장손 장로가 자신을 불러줄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달리 도범은 여전히 이곳에 방치되어 있었다. 한 시간가량 편전에 앉아 있던 도범은 지루함을 느끼며 일어나 편전의 문을 밀고 나왔다. 도범이가 방금 밟은 청석길을 따라 걷다가 중앙에 있는 정자를 발견했다. 정자에는 내문 장로의 긴 로브를 입은 남자가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 남자의 뒷모습에 도범은 긴장이 풀어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도범은 단단한 걸음으로 중앙의 정자를 향해 걸어갔다. 주변의 풍성한 꽃과 나무들이 시야를 가렸지만, 도범은 앞을 가로막는 나뭇잎을 밀어내며 정자 안으로 들어갔다. 도범이가 정자에 들어가자마자 장손 장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도범을 바라보았다.도범의 얼굴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비록 도범이가 장손 장로의 유일한 관문 제자가 되었지만, 도범은 썩 내키지 않았다.도범은 무심코 장손 장로의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아 탁자 위에 놓인 따뜻한 찻잔을 집어 들어 자신에게 차를 따랐다. 이윽고 향긋한 차 냄새가 코를 감돌았다. 도범은 이제까지 이런 차를 마셔본 적은 없었지만, 향기만 맡아도 이 차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정신력 향상에 도움되는 영각차임을 알 수 있었다.한편, 장손 장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아끼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냥 물어봐. 알고 있는 건 다 말해줄 테니까.”그러자 도범은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도범은 장손 장로를 존경해왔지만, 이전에 장손 장로가 한 일들을 생각하면 더 이상 존경하기
어쨌든 열한 번째 장로는 손해 볼 게 없는 대결이었다. 손해 보는 건 도범뿐이다.도범은 얼굴이 약간 푸르스름해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장손 장로는 정말로 계산이 빠르시네요. 장손 장로님에 비하면 제 속셈은 아무것도 아니네요.”도범이가 비꼬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장손 장로는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도범을 직시하며 말했다. “이렇게 화낼 필요 없어. 이것도 인연이잖아? 그리고 내가 만수산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너 덕분이기도 해. 너에게 은혜를 입었지. 앞으로 네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절대로 너를 외면하지 않을 거야.사실, 이번 일을 갑자기 공표한 건 다소 성급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를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네가 그 세 명 중 한 명을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야.”이 말은 듣기 좋았지만, 도범은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무미건조하게 말했다.“알고 계셔야 할 겁니다. 도박장에 한 번 오를 때마다 저는 실패할 위험이 있습니다. 장손 장로님께서 저를 관문 제자로 선언했으니 앞으로 그들은 더욱 무자비하게 저를 공격할 겁니다. 그들의 강력한 일격에 제 팔다리가 부러질지도 모르는 일이죠.”“내가 말했듯이, 너는 보통 사람이 아니야. 너는 자신을 그런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거야. 만약 정말로 그들보다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그들과 함께 도박장에 오르지 않겠지. 이 점은 나도 알고 있어.”도범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고개를 돌려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장손 장로는 도범의 태도에 조금도 불쾌해하지 않았다. 장손 장로는 여전히 자신만의 생각을 말하며 계속 말했다.“이제 너는 내 관문 제자야.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같은 줄에 매달린 메뚜기인 셈이지. 그래서 난 너와 나 사이에 그 어떤 응어리도 없었으면 좋겠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둘의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도범은 입을 삐죽거리며 실제로 좀 더 거친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장손 장로가 말한대로, 그들은 이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 했다. 장손 장로를 함정에 빠트린 사람들이 바로 대장로와 둘째 장로였다니, 평소에 물과 불처럼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대장로와 둘째 장로가 장손 장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은 것이었다. 이는 도범에게도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장손 장로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는 이미 나만의 퇴로를 준비해 뒀어. 물론 네 퇴로도 생각해 봤지. 일부 일들은 내가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일이야. 그렇다면 결과는 모두 같을 테니, 비굴하게 살아가기보다는 차라리 쾌활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지.”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손 장로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자 장손 장로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젓더니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잡다한 일은 그만두고 내가 너에게 줘야 할 열쇠가 있어.”“자원 비경에 들어가는 자격 말씀이신 가요?” 도범은 장손 장로가 다 말하기도 전에 물었다.이 말에 장손 장로는 눈썹을 추켜올리며 놀란 듯 도범을 바라보았다.“어떻게 알았어? 이 소식은 나도 금방 알게 된 것인데, 그리고 저 녀석들의 행태를 봐서는 분명 부하들에게 비밀 유지하라 했을 텐데, 생각보다 빨리 소문이 났군.”그러자 도범은 무력하게 씩 웃으며 현청전에 들어오기 전에 겪었던 일들을 장손 장로에게 다시 한번 설명했다.장손 장로는 도범의 설명을 듣고 나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오양용이로군. 오양용은 원래 그런 성격이야. 친전 제자가 되고 나서는 더욱 도도하게 굴지. 이런 성격의 사람들이 너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서로 대립할 수 밖에 없어. 만약 오양용이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면, 너도 오양용을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도범은 이 말을 듣고 다시 무력하게 씩 웃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뒤에서 지원을 해주는 사람이 나서서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장손 장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도범의 고민하는 마음을 전혀 느끼지 못한 척 계속 말을 이어갔다.“이 며칠 동안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파악하고 그 원인과 결
“천수종은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요? 무슨 어려움이 있어서 만시종의 협력이 필요한 걸까요? 만시종을 선두로 무엇을 하려는 거죠? 하지만 만시종도 바보가 아니잖아요. 꼼꼼히 조사하다 보면 부적절한 점을 발견할 텐데, 이상한 점을 발견하면 만시종도 천수종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지 않을 겁니다.” 도범이 다소 흥분하며 말했다.장손 장로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확히 짚었어. 사실 이 몇 가지 문제는 나도 아직 이해가 되지 않아. 나는 그저 그 소식이 천수종에서 나온 것뿐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 그들이 왜 그렇게 하려는 지는 나도 모르겠어.”말을 마친 후, 장손 장로는 잠시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었다.“보다시피 이 의문들은 너도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야. 그 늙은이들도 분명히 생각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렇게 행동했어. 분명 그들에게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 거야.그리고 자원 비경은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각 문파마다 해당하는 자격이 있거든. 그래서 오양용이 자신의 동생을 위해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던 거고.”도범은 바로 말하지 않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 도범은 좀 더 생각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자원 비경 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는 겁니까? 처음에는 우리 종문과 혼원문이 자원 비경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고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천수종이 무언가를 발견해서 우리와 혼원문 사이의 경쟁을 중단시켰고, 자원 비경을 독차지했다고 하더군요.”도범의 말에 장손 장로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장손 장로는 다시 한번 차를 따르며 말했다.“내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자원 비경은 오래 전 한 대가가 남긴 전수라고 들었다. 또한, 오래 전 그 대가는 아마 우리 현연대륙의 사람이 아닐 거야. 내 추측에 따르면, 자원 비경의 주인은 아마도 우리 현연대륙의 무도 문명보다도 더 화려한 세계에서 온 강자가 남긴 전수일 거야.”말을 마친 장손 장로는 도범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의 말이 도범에게 큰 충격을 줄 것이라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