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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안이슬은 부정했다.

“아니에요.”

“그럼 이슬 씨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진짜로 대답하라고 하니까 그녀는 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멍하니 의사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그 일은 이슬 씨가 원해서 겪은 것이 아니잖아요. 아닌가요? 이슬 씨는 강제로 당한 거고 피해자예요. 따라서 당신은 여전히 순결한 거예요. 이것은 자신도 꼭 인지해야 해요.”

안이슬은 의사의 말을 듣더니 조금 명쾌해지는 것 같았다. 지금껏 그녀는 자기가 겪은 일만 생각했지, 강요당했고 피해자라는 생각은 안 했었다.

“이슬 씨는 본인을 도덕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거예요. 그 감옥은 이슬 씨가 만든 거예요. 사실 이슬 씨가 겪은 일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이슬 씨가 결백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모두 이슬 씨의 과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가슴 아파하고 걱정할 뿐입니다.”

안이슬도 확실히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느꼈다. 양명섭의 동료들도 많은 관심을 보냈고 또 송연아는 그녀가 제일 힘들어할 때 오랫동안 그녀의 곁을 지켜주고 격려하고 위로해 줬다.

“이슬 씨는 삶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해요?”

의사가 묻자, 안이슬은 대답할 수 없어서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를 기쁘게 하는 것이 바로 삶의 의미에요.”

안이슬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스스로를 기쁘게 해요?”

“네. 사람은 살면서 어차피 인생의 끝을 맞이하게 됩니다. 다만 인생이 길거나 짧거나 할 뿐입니다. 그러니 그동안 행복하게 지내야 하지 않겠어요?”

“말씀은 맞지만, 세상을 혼자 사는 게 아닌지라 누구든 자기 맘대로 할 수는 없잖아요.”

안이슬은 사람이 세상에서 살면서 다른 사람의 눈길을 무시하고 혼자만 기쁘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 애인, 친구 모든 걸 감안해야 하잖아요?”

의사가 웃었다.

“네, 맞아요.”

“그런데 저한테 불가능한 걸 하라고 하세요?”

안이슬이 물었다.

“네, 그런 고려해야 할 대상이 많기 때문에 입장을 바꿔보시라는 거예요. 이슬 씨가 한 얘기도 다 맞아요. 그런데 이슬 씨는 본인 삶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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