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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안이슬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반투명한 유리에 키 큰 그림자가 비쳤다.

“응. 있어.”

사실 그녀는 샤워를 마쳤지만 나가서 심재경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그녀가 가식적인 것이 아니라 과거가 마법의 주문처럼 그녀를 계속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이슬은 심재경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그러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아직 안 끝났어?”

심재경은 뭘 하려는 게 아니고 단지 그녀가 안에 너무 오래 있어서 걱정되었다.

“거의 다 됐어. 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필요한 게 있으면 나를 불러.”

“알았어.”

안이슬은 거울 앞에서 수건을 꼭 쥐고 거울에 비친 이전과 많이 달라진 얼굴을 바라봤는데 가끔은 본인도 너무 낯설었다. 그녀는 심호흡하며 눈을 감고 지금 이 고비를 넘겨야 더 좋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며 스스로 다짐했다. 샛별이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 용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수건을 내려놓고 욕실에서 나왔다. 욕실 안이 수증기 때문에 답답했던지 나와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자 정신도 맑아졌다. 그녀가 침실로 들어갔는데 심재경은 없었다.

‘어디 갔지?’

그런데 심재경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안이슬은 사실 안도했다. 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올려다보았는데 빛이 내리 쏘이면서 눈이 어지러웠다. 그래서 눈을 감았더니 오늘 하루 피곤했는지 서서히 졸음이 찾아왔다. 심재경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녀는 자지 않으려고 노력하다가 아예 일어나서 심재경 찾으러 나갔는데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안이슬은 우유 한 컵을 데워다 주며 말했다.

“이거 마시고 일찍 쉬어.”

심재경은 고개를 들어 안이슬을 바라보며 답했다.

“응, 알았어.”

“그럼 나 먼저 잘게.”

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 회사 일 하나만 처리하고 잘게.”

안이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돌아갔는데 그제야 안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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