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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심재경은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하고 싶은 말이 굴뚝 같은데 정작 목이 메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안이슬은 송연아가 못 들은 줄 알고 다시 한번 물었다.

“연아야?”

심재경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나 연아 아니야.”

안이슬은 흠칫 놀라더니 곧장 전화를 꺼버렸다.

그녀는 휴대폰을 꼭 쥐고 어쩔 바를 몰랐다.

한혜숙은 그녀의 수상한 낌새에 잔뜩 걱정하며 물었다.

“왜 그래? 연아가 위험하대?”

안이슬은 강세헌이 이미 송연아를 용운시로 데려간 줄 몰랐다. 연아가 아직도 고훈의 손에 있는 줄로 여겼다.

안이슬이 머리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런데 왜...”

한혜숙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휴대폰이 또다시 울렸다.

안이슬은 전화를 안 받고 발신자 번호만 뚫어지라 쳐다봤다.

한혜숙은 의아한 눈길로 그녀에게 물었다.

“왜 전화를 안 받아?”

안이슬이 대답했다.

“연아 아니에요.”

그녀는 말하면서 문밖을 나섰다.

거실을 지나 발코니에 왔지만 벨 소리는 여전히 끊기지 않았다. 안이슬도 잇달아 마음이 심란했다.

심재경은 그녀가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 기세였다.

한참 고민하던 안이슬은 결국 전화를 받았다.

심재경이 곧바로 말을 꺼냈다.

“끊지 마.”

안이슬은 잠시 침묵하다가 질문을 건넸다.

“연아는 좀 괜찮아?”

“나 너랑 연아 얘기 하려는 게 아니야.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 너 지금 어디야?”

심재경이 초조한 마음으로 물었지만 안이슬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에 심재경은 흥분 조로 쏘아붙였다.

“그때 한마디 말도 없이 잠수 이별하고 내 눈앞에서 사라졌어. 내가 널 얼마나 찾아 헤맨 줄 알아? 우리 사이의 감정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너 나한테 뭐라도 얘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안이슬은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우린 안 맞아...”

“그런 쓸데없는 얘기는 집어치워. 지금 만나, 너 어디야? 그것만 말해!”

심재경의 언성이 살짝 높아졌다.

안이슬은 나지막이 말을 이어갔다.

“재경아, 널 떠나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우리 사이는 끝났어. 인제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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