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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안심하고 떠나다

고다정은 이 말을 듣고 더욱 가슴이 찢어지게 울었다.

병실 곳곳에서 슬픈 기운이 감돌았다.

강말숙은 할 말이 있는 듯 여준재에게 시선을 고정했지만 아까 남은 힘을 다 썼는지 입을 벌릴 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여준재는 외할머니가 가장 마음 놓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한 발 앞으로 나가 고다정 곁에 선 후 정중히 맹세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다정 씨를 잘 보살피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이를 어기면 제명에 죽지 못하고, 환생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강말숙은 이 맹세를 듣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래, 이렇게 하면 그녀는 안심하고 떠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병실의 환자감시장치에 다급한 경고음이 울렸다.

그 소리를 듣고 고다정은 잠든 듯 눈을 감고 병상에 누워 있는 외할머니를 보더니 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채고 동공이 흔들렸다.

“외할머니!”

그녀는 가슴이 찢어지게 소리쳤고, 결국 지나친 충격으로 기절했다.

다행히 뒤에 있던 여준재가 제때에 그녀를 부축했다.

외할머니가 세상 뜨고 엄마가 쓰러지자 쌍둥이는 더 서럽게 울었다.

임은미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병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행히 의사가 이내 도착했다. 여준재는 고다정을 의사에게 맡긴 후 강말숙의 장례식 준비에 착수했다.

여진성 부부도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와 도왔다.

하룻밤 사이에 강말숙의 빈소가 빌라에 마련됐고, 강말숙의 시신도 빌라로 실어왔다.

주변은 온통 흰색과 검은색으로 장식됐다.

...

다음날 아침 하늘이 우중충하고 가랑비가 내렸다.

고다정은 깨어난 후 눈이 퉁퉁 부어 아팠고, 기절하기 전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재생됐다.

그녀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제야 병원 병실이 아니라 빌라의 침실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멍해 있을 때 방 문이 밖에서 열리더니 여준재가 국그릇을 들고 들어왔다.

“깼어요?”

여준재가 고다정 앞에 다가오더니 안쓰러운 눈빛으로 퉁퉁 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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