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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평생토록

“사실 은미 잘못만은 아니라 내 책임도 있죠. 어른이 되어서 의지가 하나도 없으니까요.”

고다정은 곧바로 말을 바꿨고 여준재는 그녀를 바라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말이 또 바뀌네요.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내가 따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요. 전에 말했듯이 또 무분별하게 먹으면 벌을 줄 거예요.”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눈을 깜빡이다가 갑자기 다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질렀다.

“아야, 다리에 쥐가 난 것 같아요. 너무 아파요.”

그녀는 아픔을 호소하며 여준재의 표정을 살폈다.

여준재는 그녀의 작은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하고 정말 쥐가 난 줄 알았다.

고다정은 점점 커지는 아기 때문에 몸매도 변형되고 다리도 빨갛게 부어오르며 자주 쥐가 났다.

“다리 안고 있지 말고 이리 줘요. 내가 주물러 줄게요.”

여준재는 재빨리 고다정의 옆으로 걸어가더니 능숙하게 움직여 고다정이 잡고 있던 다리를 빼낸 뒤 마사지를 시작했다.

그 순간 여준재는 조금 전 따지려는 기색은 전혀 없이 온통 고다정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고다정은 그의 심각한 옆모습을 바라보며 갑자기 마음속에 작은 죄책감이 밀려왔다.

사실 아주 잠깐 쥐가 난 게 아니라고 인정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고다정은 이내 그 충동을 억눌렀다.

자신이 인정하면 여준재는 그녀를 더 질책할 뿐이었다.

잠시 후, 여준재는 고다정의 앓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옆을 돌아보며 물었다.

“이제 안 아파요?”

“엇, 이제 안 아파요. 고마워요, 여보!”

잠시 멈칫하던 고다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여준재를 향해 애교를 부렸다.

여준재는 고다정의 입가에 번진 미소를 보며 못 말린다는 표정이었다.

“내가 다정 씨 아끼는 거 알고 일부러 쥐 난다고 속인 거죠?”

이 말을 듣고도 고다정은 아까의 속임수가 들통났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그녀는 여준재를 향해 빙그레 웃더니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다시 애교를 부렸다.

“당신이 무섭게 구니까 그렇죠. 앞으로는 말 잘 듣겠다고 약속할게요”

“약속해 봤자 소용없어요. 더는 안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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