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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4화

한현진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더니 반듯한 웃음을 지었다.

“은하 플라자, 세기 플라자, 백야 쇼핑몰, 한량리... 강 대표님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자가용 아니면 택시? 택시로 가시겠다면 제가 지금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

그녀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알랑거리는 말투를 썼다. 강한서는 아첨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데, 한현진이 이 말을 할 때 싫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은근히 유쾌하기까지 했다.

‘귀여워 죽겠어.’

그는 주먹을 입술에 대고 가볍게 기침한 후 시선을 돌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차로 가고, 장소는 그쪽이 정해요.”

“그럼 가성비가 좋은 백야 쇼핑몰로 가요.”

강한서가 동의하자, 한현진은 이쪽으로 오시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강 대표님, 올라가시죠. 제가 옷 갈아입는 것을 시중들겠습니다.”

강한서가 입술을 깨물었다.

“2억이 모자라서 다른 잇속도 챙기려는 거예요?”

한현진은 별 생각 없이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강한서의 말을 듣고 보니 갑자기 옷 갈아입는다는 말이 극히 애매하게 느껴져 귀가 빨개졌지만 기세에서 밀릴 수 없었다.

그녀는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

“천상에나 있을 듯한 강 대표님의 값진 몸매를 감상할 수 있다면 저야 좋죠. 잇속을 챙기지 못하는 게 바보라는 말도 있는데...”

강한서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당신은 태교를 이렇게 해요?”

한현진은 멈칫했다.

“좋은 게 있는데 챙기지 못하면 멍청이죠.”

강한서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화가 났는지, 아니면 너무 쌍스러운 말이 싫었는지 그녀를 째려보더니 옷을 갈아입으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한현진이 강한서네 집에 산다는 소문은 이내 지인들 사이에 쫙 퍼졌다.

대외적으로 강한서가 기억을 되찾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결혼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했다.

딸을 목숨처럼 아끼는 송병천인데, 강한서를 사위로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집에 보냈겠는가?

다만 한현진과 주강운의 열애설이 불거지면서 주씨 가문에서도 두 사람을 결혼시킬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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