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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구 어멈, 이 상자는 비어있습니다! “그녀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급히 구 어멈을 찾으러 갔다.

구 어멈을 부축하여 장롱으로 모시고 왔다. 그녀는 빈 상자를 보더니 깜짝 놀라서, “빈 상자?”

“누구 아씨 어머니의 유품을 가져갔어요!”구 어멈은 순간 급해졌다.

낙청연은 이마를 찌푸리더니 회상했다. 이 유품은 절대로 갑자기 사라졌을 리가 없었다. 무조건 그전에 사라졌는데 낙청연과 구 어멈은 발견을 못 했을 뿐이다.

사색에 잠겨있던 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낙월영!”

그녀는 바로 방에서 나갔다.

오직 낙월영만 그의 계집종들과 함께 그녀의 방에 드나들었다. 그때 낙청연은 그녀를 제일 사랑하는 동생으로 생각했고 그녀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낙월영을 빼곤 그녀의 유품에 누구 감히 손을 댈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원래 이런 일들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낙가의 풍수지리를 보고 나니 마음속의 의문은 더욱 커졌고 절실하게 낙청연 어머니가 누구인지? 여국의 풍수사인지? 알고 싶어졌다.

만약 여국의 풍수사가 맞다면 아마도 그녀가 알고 있는 분일지도 모른다.

이런 절박한 생각은 그녀를 급하게 낙월영의 정원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반드시 그녀의 어머니 유품을 찾아올 것이다!

난죽원(蘭竹苑)에 도착한 그녀는 바로 쳐들어갔다.”낙월영!”

소리를 듣고 낙월영은 천천히 방에서 나왔다. 그녀는 차갑게 낙청연을 보면서 말했다:”무슨 일이에요? 언니?”

“나의 어머니 유품을 네가 가져간 것이냐? “낙청연은 다가가서 질문했다.

낙월영은 듣더니 가볍게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가져갔으면 왜요?”

섭정왕부에서 그녀는 가식을 떠느라고 너무 힘들었기에 집에 와서까지 신중하고 소심한 척하기 싫었다. 그녀는 낙청연이 너무 싫었고 그녀에게 좋은 태도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돌려줘!” 낙청연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돌려주지 않으면 어쩌실 건가요? 여기는 승상부예요, 저를 때리기라도 하실 건가요?” 낙월영은 도발하듯이 차갑게 웃으면서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그것은 내 어머니의 유품이다. 내놓아라!”

“언니 어머니 거라고요? 언니 어머니 물건이 곧 승상부 거잖아요.

언니의 그 못난 어머니는 시집올 때 혼수 하나도 해오지 않았지만 승상부의 정실부인이 됐어요. 언니 어머니만 아니었으면 전 서녀가 되지 않았어요! 언니 어머니의 물건은 모두 아버지가 준 것인데 어떻게 언니 어머니 거라고 할 수 있겠어요? 저는 그냥 제 물건을 가져왔을 뿐이죠!” 낙월영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의 태도는 냉담하고 거만했다.

끝내 본색을 드러낸 낙월영을 보면서 낙청연은 그의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었다.

특히 그녀가 어머니를 못났다고 했을 때 낙청연의 마음속 노기는 활활 타올라 바로 그녀에게 뺨따귀를 날렸다.”누가 못났는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지!”

낙월영은 그녀가 정말로 때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승상부는 오래전부터 낙청연의 천하가 아니었다! 정말로 자신이 적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눈앞에 별이 보일 만큼 세게 맞은 낙월영의 뺨은 후끈거리며 아팠다.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큰소리로 외쳤다: “아노(啞奴)!

낙청연이 반응할 새도 없이 어디선가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낙청연의 가슴을 발로 차버렸다. 숨 막히게 강렬한 통증과 함께 그녀는 날려가더니 바닥에 냉동댕이쳤다.

“왕비! 왕비!” 지초는 당황해서 그녀를 부축했다.

바닥에서 일어난 낙청연은 갑자기 피를 내 뿜었다. 가슴은 아프기 그지없었다.

머리를 들고 낙월영의 앞에 있는 여시위, 아노를 날카롭게 쳐다보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상대방의 기세에 눌린 지초도 무서웠다. 그녀는 낙청연의 주먹을 꽉 잡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왕비, 사나이는 눈앞의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녀도 이길 수 없었고 왕비도 이길 수 없으니 붙어 봐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지초의 말이 그녀의 귀에 들어왔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낙월영이 차갑게 걸어오더니 자신의 부어오른 뺨을 만지더니 표독스럽게 그녀를 쳐다보더니 아노에게 분부하였다: “꽉 잡아. 내가 맞은 뺨따귀를 돌려받고야 말 테다!”

아노는 약간 고개를 끄덕이더니 낙청연을 향해 걸어왔다.

지초는 불안에 떨면서 낙청연의 팔을 잡고 용기를 내어 아노를 막으려고 했다.

낙청연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으며 지초를 자신의 뒤로 밀어 버렸다.

아노는 전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어깨를 눌렀다. 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 아노의 손목을 당기더니 뒤틀었다.

비록 이 동작은 해냈지만 아노의 힘도 평범한 여인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프지도 간질거리지도 않은 그녀는 바로 반격했다. 단번에 낙청연의 가슴을 명중했다.

또 한 번 강한 타격으로 낙청연은 벽에 부딪혀 피를 토하고 있었다.

“왕비!” 지초는 너무 급해서 울고 있었다.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왕비의 집인데 무엇 때문에 이토록 당해야 하는지!

“오지 마!” 낙청연은 가슴을 움켜쥐고 손을 들어 지초가 다가오는 것을 막았다.

그녀는 이 뚱뚱한 몸집이 자신의 재주를 가로막고 있어서 너무 미웠다. 그녀의 속도와 힘은 조금도 발휘할 수 없었다. 아노 하나도 처리할 수 없었다.

아노는 여유만만하게 그녀에게로 다가와서 다시 그녀를 잡으려고 했다.

낙청연은 눈치 빠르게 한발 먼저 공격했다. 그녀의 상대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녀는 그냥 서서 맞고만 있을 수 없었다! 힘을 쓸 수 없으면 그럼 그녀의 몸무게에 의지하자!

몸무게의 우세에 기대어 그녀는 아노를 깔아뭉갰다. 그리고는 죽을힘을 다해서 그녀를 제압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 있던 낙월영은 화가 나서 앞으로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채를 잡더니 말했다:”나쁜 계집! 꼼수를 부리다니, 일어나!”

순간 두피가 너무 아팠다. 두피 전체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왕비!”지초는 급한 나머지 앞으로 달려가서 낙월영을 밀쳐내려고 했다.

낙월영은 지초가 매달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낙청연의 머리를 놓았다.

하지만 깔려 있던 아노가 갑자기 몸을 뒹굴더니 낙청연을 진압하고 강하게 한 주먹 날렸다. 콧대가 강렬하게 아팠고 코피가 터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고 아노와 맞붙어 싸웠으며 그녀에게 매달렸다.

아노는 벗어나려고 매우 독하게 그녀를 때렸다. 몇 대를 얻어맞더니 낙청연의 코는 시퍼렇게 됐고 얼굴은 퉁퉁 부었다.

정원의 몇몇 사람들이 싸우고 있을 때 밖에서 촉박하고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멈춰!”

하지만 누구도 멈추지 않았다.

낙해평(羅海平)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다. 어엿한 승상부의 천금소저가 안채에서 맞아서 이 지경이 되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여봐라, 어서 저들을 떼어놓아라!”

하인들이 달려와서 아노와 낙청연을 떼어놓았다. 낙청연은 몸은 이미 심하게 아파왔다.

그녀는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일어났다.

낙해평을 보더니 “아버님…”하고 불렀다.

다음 순간 검은 그림자가 비치더니 세찬 뺨따귀가 날아왔다.

호되게 한 대 맞은 낙청연은 바로 엎어졌다. 입가에는 피가 흘렀고 눈에는 별이 보였으며 너무 아파서 참을 수가 없었다.

머리 위에서 낙해평의 성난 목소리가 들렸왔다:”내가 네 아버지긴 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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