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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아—”

깊은 밤, 정적이 감돌던 승상부에 갑자기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잠을 자고 있던 많은 사람을 깨웠다.

낙월영도 눈을 번쩍 떴다. 무슨 소리지?

그녀는 저도 모르게 아노를 부르려 했으나 오늘 밤 그들은 홀로 방 안에 있어야 하고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지켜야 했다. 그리고 아노는 정원에 있지도 않았기에 그녀를 부른다고 해도 듣지 못할 것이었다.

주위는 어두컴컴했고 낙월영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몸을 일으켜 촛불을 밝혔다. 어둡지 않으면 그렇게 두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가 촛불 앞에 서는 순간, 그림자 하나가 돌연 그녀의 방문 앞에 나타나더니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쾅쾅쾅—

그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낙월영은 그 장면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구석 쪽으로 가서 몸을 덜덜 떨었다.

문 앞에 나타난 뚜렷한 그림자는 미친 듯이 방문을 두드리고 있었고 낙월영은 극도로 무서워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버지…”

“아악— 너 때문에, 너 때문에 내가 죽었어!”

낙청연은 두 손을 번쩍 들고 실성한 듯이 문을 두드렸고 요란한 소음에 낙월영은 몸을 잔뜩 움츠리며 눈을 질끈 감고 감히 그곳을 쳐다보지 못했다.

낙청연은 낙월영이 겁에 질려 있으리라 생각하고는 서서히 몸을 내리더니 조용히 사라졌다.

더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낙월영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사라진 건가?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고, 손을 덜덜 떨면서 초를 밝히려 했다.

그런데 성냥을 들고 몸을 돌리는 순간 창밖에 누군가 서 있었다.

그 순간 낙월영은 머리털이 쭈뼛 섰다.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더 무서운 일이 벌어졌다. 창밖의 사람이 손가락을 내밀더니 조심스럽게 창호지에 구멍을 뚫은 것이었다.

낙월영은 등허리가 오싹했다. 바깥의 달빛 때문에 그녀는 문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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