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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마정식이 싸늘하게 웃었다.

“지금 어떤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지 아직 모르나 본데, 난 세인시는 물론 전국 수비대를 통틀어 한자리하는 거물이야. 게다가 동료들이 높이 평가해준 덕분에 냉혈 판사라는 존칭을 얻게 되었어. 세인시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하가 아니라 윗선을 만나야 하며, 판사 앞에서는 괜히 나대지 말라는 소리를 알 거야. 물론 그 사람은 바로 나, 마정식을 가리키지.”

상대방이 이 정도로 떠들어 댔는데 어찌 마냥 무시하겠는가? 염무현이 이내 한마디 보탰다.

“그래서?”

“즉, 내 손에 붙잡힌 놈들은 어느 하나 빠짐없이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다는 뜻이지.”

마정식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대답했다.

“따라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 싫다면 죄를 인정하는 선택지밖에 없어. 절대로 버틸 생각하지 마. 나한테 죄를 인정하게 할 방법은 차고 넘쳤거든? 물론 그 과정에서 인도주의를 실천할 거로 보장하기는 힘들어. 무슨 뜻인지 이해했지?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심문을 시작할게. 염무현, 귀한 약재인 현염초를 훔쳐 간 죄행을 인정해?”

염무현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아니, 원래 내 거야. 자기 물건을 도로 가져가는 건 당연한 일이야.”

“헛소리하지 마!”

마정식이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방금 한 말을 이해 못 한 거야? 아니면 귀가 먹어서 듣지를 못한 거야?”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는데 들어줘야 할 이유라도 있나?”

염무현이 되묻자 마정식이 비열하게 웃었다.

“끝을 보기 전에 포기할 생각이 없나 보네? 지금까지 했던 말이 장난처럼 들려? 물론 본인은 끝까지 잡아뗄 수 있지만 여자친구도 큰코다치게 놔둘 거야?”

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음흉한 눈빛으로 연희주를 훑어보았다.

“날 협박하는 건가?”

염무현의 물음에 마정식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어쩔래? 여긴 내가 왕이고, 칼자루는 나한테 쥐어져 있어! 알겠냐? 넌 고작 도마 위의 생선에 불과할 뿐 설령 빠져나갈 구멍이 있더라도 어차피 죽게 될 운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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