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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오후에 심유진은 총 지배인의 호출을 받고 사무실에 들어갔다.

뜻밖에도 심연희도 그곳에 있었다.

이번에 심연희는 심유진을 보고도 그녀를 '언니' 라고 부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살갑게 다가오지도 않았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정숙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총 지배인은 그 두 사람의 관계가 자매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심 매니저, 여기는 심연희 씨라고 해요.”

“아……”

“심 매니저, 여기 심연희 씨가 대구에 놀러왔는데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셔서 내 생각엔 심 매니저가 심연희 씨를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면 좋을 것 같은데요?”

심유진은 총 지배인의 말을 듣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심연희…… 보기보다 영악하구나. 그때 그 어리고 멍청하던 중학생이 아니야.’

심유진은 심연희의 기묘한 미소를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총 지배인이 저렇게까지 얘기하는데 심유진이 거절할 방법이 없었다.

“그럼 심 매니저? 저랑 같이 구경하려면 카카오톡 추가해야 겠네요?”

심연희는 자신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아, 그래야 겠네요.”

심유진은 어쩔 수 없이 심연희의 카카오톡을 추가했다.

**

심유진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심연희의 앞에서 걷고 있었다.

“언니 화났어?”

심유진은 뒤를 돌아 심연희를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앞만 보고 걸었다.

“언니, 나 다른 뜻이 있었던 건 아니야! 난 그저 언니랑 시간을 좀 보내고 싶어서 그랬어. 내가 무례했다면 미안해.”

“응 맞다. 무례했지. 내 직장에서 지배인님까지 끌어드려서……”

“미안 미안! 언니 용서해줘……”

심유진은 심연희에 사과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심연희는 그녀에게 카톡을 보내기 시작했다.

[언니 화 풀어라ㅠㅠ]

[난 언니가 좋단 말이야!]

[내가 잘못 했어 언니!]

끊임없이 울리는 진동에 심유진은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두드렸다.

[화 안 났어.]

그러자 심연희가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방방 뛰었다.

“언니 그럼 화 안내는 거지?”

“응 그래.”

“야호!”

“그럼 어디 갈래? 어디 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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