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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난 술집 가본 적도 없는데~”

심연희는 심유진에게 푸념했다.

“언니도 알잖아, 엄마 아빠가 나를 얼마나 심하게 단속했는지. 엄마랑 아빠는 내가 스물 네 살인데도 아직 어린 애 인줄 안다니까? 난 내가 남자친구를 만나면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이제 부모님이 간섭을 안 하니까 남자친구가 간섭한다니까? 지긋지긋해!”

“아……”

“그래서 그런데 언니 나 한번만 딱 한번만 저기 술집 가보면 안 될까?”

심연희는 심유진에게 다가가서 고양이 마냥 그녀의 팔에 얼굴을 비볐다.

심유진은 사영은과 심훈의 교육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맞지만, 술집에 가는 것은 그닥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겼다.

“근데 저기 가면 질 안 좋은 사람 많아.”

특히 심유진처럼 ‘나 곱게만 자라서 아무것도 몰라요~’하는 여자들은 나쁜놈들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언니 제발 부탁이야 한번만 데려가줘! 언니 대구 잘 알잖아~ 제발!”

“……”

심연희는 심유진이 아무 말이 없자 계속해서 그녀의 팔을 흔들었다.

“언니 제발 딱 한번만! 내가 언제 저런 곳을 가보겠어!”

심유진은 머리가 아팠다. 만약 심유진이 심연희를 그런 곳에 데려갔다는 사실을 사영은이나 심훈 그리고 정재하가 알게 된다면 골치가 아파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심유진은 그런 골치 아픈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 동성로를 빠져나왔다.

점점 멀어져가는 네온사인을 바라보는 심연희는 눈물을 흘리며 심유진을 원망했다.

그녀는 눈물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가만히 고개를 떨구고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네가 정 술을 마시고 싶다면 로열 호텔 근처로 가자. 거기는 이상한 사람도 없고, 사람들 격이 다르니까.”

“……”

심연희는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저녁 먹고 싶지 않으면 호텔까지 바래다줘?”

그녀는 방향을 돌려 호텔로 가는 고가로 올라갔다.

심연희는 입술을 삐죽이며 핸드폰만 보았다. 그녀의 핸드폰도 쉴 새 없이 울리는 것을 보니 아마도 누군가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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