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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7시를 조금 넘겼는데 심유진은 심연희의 부름 소리를 이기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통틀어 잠을 청한 시간이 두 시간도 되지 않았기에 그녀는 눈을 반쯤 감은 채 끊임없이 하품을 했다.

반면 심연희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생기가 넘쳤다.

“언니, 빨리 와! 늦으면 싱싱한 재료를 살 수 없단 말이야!”

그녀는 심유진을 끌고 힘차게 밖으로 걸어 나갔다.

마트는 채소 시장이 아니었기에 매일 8시 반에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녀들이 도착했을 때 점원은 금방 실어 온 채소들을 가게 안으로 옮기고 있었다. 게다가 일부 진열대는 텅텅 비어있었고 저울대와 카운터 앞에도 사람 하나 없었다.

심연희는 입구에서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언니, 왜 8시 반부터 영업한다고 얘기하지 않았어? 이럴 줄 알았으면 메이크업이라도 하고 나왔을 텐데!”

심유진은 지친 나머지 반박할 힘도 없었다.

**

심연희는 점원에게 가장 좋은 닭고기와 갈비 두 줄, 그리고 약간 곁들어진 반찬을 요구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메뉴를 세어보았다.

“양념갈비, 목이버섯 참마 볶음에 삼계탕이면 충분하겠지?”

그러자 심유진이 대충 둘러대며 말했다.

“충분해.”

“그럼... 언니 레시피 알아?”

심유진은 순간 잠에서 깼다.

“응?”

심연희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단 한 번도 요리한 적이 없거든, 그래서... 언니 도움이 필요할지도 몰라.”

하지만 사실이 증명해 주다시피 심연희에게 필요한 건 도움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요리의 기본도 아예 몰랐다.갈비는 물에 데쳐야 하고 목이버섯은 물에 담가야 하며 탕을 끓일 때 냄비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도 몰랐다. 게다가 할 줄 아는 것도 없었다. 채소를 썰 줄도, 볶을 줄도 모를 뿐만 아니라 가스레인지를 켜는 방법도 몰랐다.

뜨거운 기름이 그녀의 손에 튀는 바람에 국자까지 내동댕이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심유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를 밀어냈다.

“내가 할게. 허 대표님한테는 그냥 네가 직접 만든 음식이라고 해.”

“어?”

심연희는 입술을 꽉 깨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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