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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심유진은 택시 문을 닫은 뒤 빠른 걸음으로 그녀에게 걸어갔다.

심연희는 그녀의 가방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방문 카드!”

그러자 심유진이 말했다.

“나한테 방문 카드 없어.”

심연희는 단번에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말투도 쌀쌀맞아졌다.

“방문 카드도 없으면서 여기까진 왜 왔어? 내 우스운 꼴이라도 보려고 온 거야?”

그녀의 태도에 심유진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원래 경호원에게 사정하여 심연희를 안에 들여보내려고 했지만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친구랑 이 부근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김에 나한텐 방문 카드가 없다고 얘기해주려고 왔지.”

심유진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나 먼저 갈게. 허 대표님한테 다시 한번 연락해 봐. 미팅 끝났을지도 모르잖아.”

“심유진 씨!”

회전문이 열리자 전에 만났던 경호원이 달려 나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심유진은 재빨리 자본주의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마침 지나가던 길이었어요.”

“네?”

경호원은 흠칫 놀라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고마워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심유진이 대답했다.

심연희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심유진이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할 때 그녀를 붙잡았다.

“언니, 여기 경호원이랑 아는 사이야?”

심유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경호원이 먼저 나서서 대답했다.

“아니에요! 저희가 심유진 씨를 아는 겁니다!”

“왜요?”

심연희는 의아했다.

“허 대표님 명령이었거든요.”

경호원은 겁에 질린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허 대표님께서 심유진 씨가 오셨을 때 길을 막으면 저희를 몽땅 해고한다고 하셨거든요.”

심유진은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랐다. 마음속으로 거대한 파문이 일었지만 겉으로 조금도 티 내지 않았다. 그녀는 전에 허태준이 이런 말을 꺼낸 기억이 없었다. 아무래도 경호원이 일부러 과장해서 얘기한 듯싶었다. 이렇게 생각을 마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심연희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더욱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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