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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심유진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허태준한테 이실직고했다.

허태준은 심유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지 말아요.”

허태준은 김욱과 같은 태도를 보였다.

“아들이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내버려둔 상사도 좋은 사람은 아닐 거예요.”

이미 강욱한테 말을 들었던 터라 심유진은 더 대꾸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쏙 들어간 배를 문질렀다. 그 일 때문에 진수성찬을 놓친 게 너무 아쉬워 한숨만 나왔다.

“배고파요?”

허태준은 이간을 좁히며 물었다.

심유진의 행동과 표정만으로도 그녀가 배고픈 것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네!”

심유진은 눈이 번쩍 뜨이더니 기대 가득한 눈길도 그를 쳐다봤다.

“집에 먹을 것 좀 남았나요?”

“뭐 먹고 싶어요?”

허태준은 물었다.

“오늘 소고기 좀 사 왔는데, 소고기탕 해줄까요?”

“좋아요!”

소고기탕을 들은 심유진은 군침이 절로 돌았다.

십여 분 후, 허태준은 소고기탕과 밥 한 그릇을 내왔다.

일품 한우를 삶은 깊은 육수는 너무 향긋한 나머지 코를 찔렀다.

심유진은 한껏 들떠 숟가락을 들었다.

오른쪽 손은 다쳐서 왼손으로 힘겹게 숟가락을 쥐었다.

허태준은 그 불쌍한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왼손으로 밥 먹는 게 가능하겠어요?”

심유진은 열심히 왼손을 휘저으며 강인한 척했다.

하지만 왼손잡이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힘겹게 숟가락으로 밥을 펐지만 입으로 향하는 순간 비끗해서 다시 탕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튕긴 뜨거운 탕은 그녀가 데우기 딱 좋았다.

“제가 먹여줄게요.”

허태준은 하는 수 없이 심유진 손에서 숟가락을 뺏었다. 그는 밥을 듬뿍 떠서 그녀의 입 앞에 대령했다.

“아--”

심유진은 낯이 뜨거워 났지만 허태준이 떠준 밥을 꼭꼭 씹어먹었다.

허태준의 인내심은 심유진한테 무한대로 올라간다.

허태준은 밥을 소탕에 한 번 담근 후 소고기 한 점에 김치를 한 점 얹었다. 그는 템포를 유지하며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심유진은 불룩해진 배를 쓰다듬으며 소파에 걸터앉았다.

허태준이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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