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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그녀의 원망을 사고 싶지 않아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시험지를 훔쳤다면 학생의 소행일 테니까.

학력에 대한 북성남고의 요구가 너무 높다 보니, 선생님들이 출제한 문제의 난이도 또한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았다. 결국 좋은 점수를 받고 싶은 누군가가 시험지를 훔친 모양이다.

이번 사태는 무척 심각했다.

이 시험지가 이미 유포되었는지 어떤 지도 알 수 없는 상황.

만약 말이 새어 나가 문제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적어도 많은 학생들의 성적이 가짜가 되는 것이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당연히 불공평한 일.

이 문제 때문에 북성남고의 모든 선생님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냉정하고 야박하다는 평을 받는 이윤하이지만, 시험과 성적에 있어서만큼은 늘 엄격하고 진지한 태도를 보여왔다.

또 시험지를 도난당한 당사자인 까닭에 제일 먼저 의견을 제시했다.

“월례고사를 연기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 선생님, 지금 다시 문제를 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번 월례고사는 무척 중요해요. 학생들의 학습성과를 테스트할 절호의 타이밍이란 말이죠. 후속 학습을 위해 학생들의 수준에 따른 학습진도와 계획을 세우기도 좋구요. 이제 고3입니다. 모두의 시간을 이렇게 허비할 수는 없어요.”

다른 선생 하나가 이윤하의 의견에 반대하고 나섰다.

“맞아요, 이 선생님. 어젯밤에 분실됐어요. 그 문제들 모두 우리가 직접 낸 것들이라, 인터넷에서 정답 찾을 시간도 없었을 거예요. 어쩔 수 없지요, 뭐.”

시험문제를 재 출제하는 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선생들도 있었다.

오로지 월례고사를 위해 몇 날 며칠을 밤 새운 선생들이다.

이번 사고가 생기고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원래 일정을 중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시험지가 분실되었는데, 다시 시험을 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시험을 쳐봤자 가짜 성적 아닌가요?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확인할 수가 없잖습니까? 선생님들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지금 학생들은 예전과 다릅니다. 아주 똑똑해요. 하룻밤이 뭡니까? 반나절이면 정답 찾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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