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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지도하기 힘든 학생

성연은 아연의 묘한 눈빛을 미처 보지 못했다.

오늘은 모처럼 학생의 본분을 제대로 다할 생각이다. 매번 잔다고 욕먹는 일 없게.

그래서 진지한 표정으로 문제들을 읽어 나가며 시험에 임했다.

교실 안은 온통 사각사각 연필 소리와 페이지 넘기는 소리로 가득하다.

한 번에 거의 열 줄씩 동시에 읽어 나간다.

먼저 문제를 한 차례 확인 성연이 답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답안 작성 속도가 무척 빨라 30분만에 완성했다. 일부 문제는 뺀 채로.

점수에 맞춰 답안을 작성한 것이다. 합격선을 넘으면 더 이상 쓰지 않는 식으로.

사실 성연에게는 너무 간단한 문제들이다.

한 번 스윽 보니 바로 답이 나왔다. 굳이 고민하며 쓸 필요도 없었다.

시험이 시작되고 30분가량 지난 후, 일어나 답안지를 제출한 성연은 서한기를 찾아가 보건실에서 한숨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답안지를 막 교탁 위에 올려놓았을 때, 시험감독 선생님이 불러 세웠다.

“학생, 답을 다 안 썼네.”

성연이 담담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다 썼는 걸요. 충분히.”

그리고 선생님이 다시 입 열기 전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

아직 시험을 보고 있던 학우들이 잇달아 성연이 나간 방향을 쳐다보았다.

시험감독 선생님이 얼굴을 찡그렸다.

‘30분 만에 답안지를 제출해? 좋은 점수가 나오기는 글렀다, 쯧.’

몇몇 학생들이 문제는 풀지 않고 목을 길게 뺀 채 밖을 쳐다보자, 교탁을 탕탕, 두드렸다.

“저기, 뭘 봐? 뭐 보기 좋은 게 있다고? 더 이상 시험치기 싫어? 치기 싫으면 나가!”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학생들이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들은 송성연처럼 대단할 수 없었다. 성적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니까.

벌써 시험을 끝낸 성연에 비해, 서한기는 이제 막 출근한 참이다.

아침 식사로 만두 한 팩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때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인영을 본 서한기의 눈이 동그래졌다.

“보스, 지금 시험 시간이 아닙니까? 어째서 벌써 나왔습니까?”

“시험 다 쳤어.”

혼자 침대에 누워 이불을 둘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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