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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가장 완벽한 희생양

성연은 오늘 또 학교에서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하는 것 외에 하는 일 없는 멍청한 하루를 보내었다.

이제 선생님들은 그런 성연을 봐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수업이 끝난 후,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내일은 주말이어서, 병원에서 할머니 안금여 곁에 있을 작정이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안금여는 성연이 처음으로 호감을 가지게 된 사람이다.

안금여 또한 성연을 옆에 앉혀 두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성연을 보자마자 안금여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성량이 왔구나. 매일 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단다. 병원에는 이 할머니와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없구나.”

안금여가 성연을 반기며 자신의 병상 옆에다 앉혔다.

성연도 웃으며 인사했다.

“할머니, 수업 끝나자마자 왔어요. 내일은 주말이라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어요.”

“아이고,고마워라.”

곁에 성연이 있으면 다른 사람은 필요 없는 안금여가 바로 귀찮다는 듯이 딸 운경에게 말했다.

“내일 성연이 여기 있을 테니, 너희들은 올 필요 없다.”

괜히 사람이 많으면 성연이 불편하게 여길까 오히려 걱정이다.

운경도 별 다른 의견이 없었다.

아무튼 안금여는 성연을 좋아했다. 성연이 안금여를 즐겁게 하니, 몸도 빨리 회복될 수 있었고.

하지만, 분명 사람을 쫓아내는 기색이라 운경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엄마, 자기 딸을 그렇게 미워하기예요?”

“너는 내가 말도 못하게 하지 않니? 너도 한 번 생각해 봐라. 성연이 말고 너희들 중 누가 나 같은 노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니?”

안금여가 짐짓 책망하는 투로 코웃음을 쳤다.

“네, 네. 엄마 말씀이 다 맞아요. 지금 바로 가 드릴게요. 더 이상 여기서 방해되지 않도록요.”

운경은 어투는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했다.

안금여의 이런 모습은 확실히 늙은 아이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내 곁을 지킬 시간도 없으면서 쫓아낸다고 나를 탓할 생각이니?”

안금여 역시 지지 않고 한마디 했다.

“그래요. 이제 그만 갈게요.”

어쩔 수 없다는 듯 운경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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