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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더 이상 참지 않겠어

“아까처럼 계속해서 그렇게 맞춰 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결혼 지참금이 10억이라고 거짓말을 하시네요.”

성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으쓱 어깨를 들어올렸다.

집안의 허물은 외부로 드러내지 않는 법. 성연 또한 원래는 이 일을 무진에게 알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달려들어 뺨을 때리려는 판국이니, 자신으로서도 어쩔 수 없다.

무진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지참금이 그 정도밖에 안된다는 말이 나가면, 강씨 집안 사람들 모두 망신스럽다고 질색할 것이다.

손건호는 또 참지 못하고 속으로 궁시렁댔다.

‘송종철, 참 인물은 인물이다. 10억이라고 딸을 속여?’

‘북성 제일의 유력 가문 강씨 집안에서 10억이면 껌 값도 안 되는구만.’

‘강씨 집안 장손의 결혼 지참금이 10억이라는 건 말도 안되지.’

저런 아버지를 둔 사모님에게 동정심이 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말 사람도 아니야, 어떻게 딸한테?’

하지만 성연은 외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뭐 어쨌든, 100억이 성연의 손에 들어온 이상 송씨 일가는 더 이상 이 돈에 손대지 못할 것이다.

‘땡전 한 푼도 줄 수 없어.’

송종철이 집 안으로 들어서자, 임수정이 득달같이 달려와 다그쳤다.

“성연이는?”

“그 계집애 얘기는 하지도 마! 재수없어!”

송종철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콧김을 내뿜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야?”

임수정은 남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일이 잘못되었구나 싶으니, 자연 말투도 날카로워졌다.

성연과 무진이 했던 말을 송종철이 그대로 들려주었다.

잔뜩 성이 난 임수정이 성질을 부리며 송종철을 닦아세웠다.

“정말 하나 도움이 안돼. 어떻게 어린 여자애 하나 못 데려와요? 강씨 미치광이가 사람을 괄시해도 유분수지 말이야. 그래도 명색이 자기 장인이잖아?”

강무진이 제아무리 대단한 신분이라 한들 겨우 절름발이, 미친 놈일 뿐이야,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누가 누굴 업신여긴다는 건지.

송종철 역시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쨌든 할머니의 비호 아래에서 제마음대로 구는 저 미치광이를 상대로는.

강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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