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9화

선선한 저녁 바람이 부는 강변에 앉은 심가은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시계를 바라보던 그녀는 분침이 12에 떨어지자 고개를 들었다.

가은이 고개를 드는 순간, 키가 크고 장대한 덩치의 한 남자가 가은의 맞은편에 앉는 것이 보였다.

그는 행동이 거칠었으며 몸에서도 역한 냄새를 뿜어내고 있었다. 게다가 덥수룩한 그의 머리는 몇 년간 감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가은을 가장 불쾌하게 한 것은 그 사람이 가은의 면전에서 발을 후벼 파고 있다는 것이었다.

‘윤이서만 아니었어도...’

가은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간신히 혐오감을 억눌렀으나, 표정을 풀 수는 없는 듯했다.

그녀가 한 묶음의 사진을 꺼내어 그 남자에게 건넸다.

그 남자의 탁한 눈이 곧 번쩍이기 시작했다. 마치 사냥감을 정한 짐승처럼 매서운 눈빛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사진 속의 여자를 처리해 주기만 한다면, 사례금은 두둑하게 챙겨 드릴게요.”

가은은 외국어로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M국에서 유학한 적이 있었다. 비록 외국어 성적이 그리 좋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 남자는 가은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눈동자에 가득한 욕정은 곧 흘러넘칠 것만 같았다.

가은은 그의 눈빛을 보기만 해도 오한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눈앞의 남자가 이서를 상대할 것이라 생각하자, 그녀의 마음은 이내 후련해지는 듯했다.

“알겠어요.”

마침내 탐욕스러운 눈빛을 거둔 남자가 혀를 내밀어 아랫입술을 핥았다.

“그런데, 이 여자를 어디서 만날 수 있는 겁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때가 되면 제가 알려드릴 테니까요.”

가은의 말을 들은 남자가 아쉽다는 듯 입을 열었다.

“더 기다리라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그 남자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혹시라도 연락을 주지 않는다면...”

그가 거리낌 없는 눈빛으로 가은을 훑어보았는데, 방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