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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죄송합니다. 잠시 전화 먼저 받겠습니다.”

윤서린은 전화를 들고 얘기했다.

“그래요.”

임유환은 다정하게 웃었다.

윤서린은 전화를 받았다.

허유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린아, 왜 이제 내 전화를 받는거야?”

“그래? 나한테 전화했었어?”

윤서린은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연하지, 내가 너한테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윤서린이 확인하니, 정말로 부재 전화가 몇 통 있었다.

그녀는 미안한 듯 얘기했다. “미안해, 허유나. 내가 너무 바빠서 그만.”

“그럴 줄 알았어. 회사 일로 바쁜 줄 알았어.”

“어떻게 알았어?”

“내가 너를 모르겠어?! 일은 다 끝났어?”

“응, 끝났어. 유나야 근데, 무슨 일이야?”

“별거 아니야. 내가 이혼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전화했어.”

“이혼? 갑자기?”

“그래, 내가 눈이 멀었지. 그런 놈에게 잘해주다니. 정신적으로 바람을 피우고 있었어!”

“정신적인 바람?”

“그게 말이지, 서린아……”

허유나는 임유환이 연서를 위조한 것을 한번 얘기했다. 그리고 살을 보태서, 임유환이 결혼 내내 그녀의 돈으로 먹고 살며 매월 그녀에게 거액의 생활비를 요구한 것을 지어내어 얘기했다. 하여 그녀가 결국엔 이혼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 자식, 너무 고약하잖아!”

윤서린은 정확한 사실은 모르지만, 단지 그 얘기만 믿고 화를 냈다.

“됐어, 다 지난 일이야. 그래도 하늘은 내 편이야. 나에게 장문호를 보내줬잖아.”

“축하해.”

“맞다, 서린아. 너 어릴 적 우리가 길거리에서 머리핀 산 거 기억해?”

“기억하지, 근데 그건 왜 물어?”

“오늘 내가 짐을 정리하면서, 옛 생각이 나더라. 그게 우리 우정의 증표잖아!”

“물론이지. 난 그 머리핀 잘 보관하고 있어!”

윤서린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고 있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사실, 어릴 적 그녀는 그것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다만, 허유나가 화낼까 봐, 지금까지 허유나에게 얘기하지 못했다.

허유나가 듣자, 그녀는 마음속에 품었던 의심을 해소했다.

듣고보니, 임유환은 자기 절친과 바람피우지 않았다.

그녀는 서린의 얘기를 믿는다.

또한, 임유환 같은 사람이 어찌 그녀의 눈에 차겠는가?

“서린아, 난 그저 수다 떨려고 그랬어. 그럼, 너 먼저 일 봐.”

“그래, 유나야. 너도 그만 슬퍼하고. 난 항상 네 옆에 있을 거야.”

윤서린은 응원해 줬다.

“그래.”

허유나는 전화 끊었다.

임유환은 가슴이 철렁했다.

아까, 전화에서 머리핀 얘기가 나왔었다!

임유환은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왜 그래요?”

윤서린은 갑자기 들뜬 임유환을 보면서 의아해했다.

“난 괜찮아요……갑자기 한 가지 일이 생각나서. 아까 친구가 전화 온 거였어요?”

“맞아요, 제 절친이에요.이혼했다고 하더라구요.”

윤서린은 임유환에게 거짓 없이 다 얘기했다.

“이혼?”

임유환은 모르는 척 했다.

“그래요, 그 남자 너무 고약해요!”

그 얘기를 하니 서린은 너무 화가 났다.

“흠……”

임유환은 서린에게 물었다. “어떻게 고약한지 저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요?”

“사실은……”

윤서린은 허유나가 들려줬던 얘기를 고스란히 얘기해 줬다. 얘기할수록 그녀는 화가 났다.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세상에 이렇게 나쁜 놈이 있다니. 너무 뻔뻔하고, 정신적으로 바람도 피우고!”

“하하, 그러게요……”

임유환은 어색해하면서 얘기했다.

다만, 그는 허유나에게 철저히 모함당했다.

연서는 사실이다, 다만 오해가 조금 있긴 하지만.

그러나, 그가 매달 2억의 생활비를 요구한 것은 완전히 거짓말이다.

허유나가 자기의 외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 이다!

윤서린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임유환을 보면서 화내고 있었다. “그렇죠? 그쪽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제가 그런 고약한 남자를 만났는데 이런 고약한 일을 저질렀다면 전 그 놈이 잘 때 바로……”

“바로 뭐요?”

임유환은 눈썹을 찌푸렸고,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윤서린은 작은 손을 내밀어, 그곳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하하……그렇게 잔인할 필요가 있나요?”

임유환은 갑자기 오싹해 났다.

윤서린은 자신이 끔찍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급급히 설명했다. “사실……저도 그렇게는 못 하죠. 제가 방금 너무 화가 나서, 이 세상 남자들이 모두 당신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그래요……”

임유환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럼요!”

윤서린은 임유환이 겸손한 줄로만 알았다.

“아 맞다. 아직 성함도 모르고 있었네요. 아까 유나 때문에 듣지 못해서.”

“아……그게……잠시 임 선생님이라고 부르세요.”

임유환이 생각해 보니, 아직은 신분을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그는 서린에게 죽고 싶지 않았다.

“당신 알고보니 진짜로 유머러스한 사람이네요.”

윤서린은 웃으면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전에 그녀가 봤던 남자들이랑 달라 보였다.

“그럼 먼저 임 선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윤서린은 임유환과 더 얘기했다. 그녀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서야 임유환과 헤어졌다.

“임 선생님. 이건 제 연락처입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뵙죠.”

커피숍 문 앞에서, 윤서린은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저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임유환은 다정하게 웃었다.

“그럼, 먼저 가 보겠습니다.”

얘기를 마치고, 윤서린은 임유환을 한번 보고, 그녀의 BMW 차에 앉았다.

차는 멀어져 갔다.

임유환은 윤서린이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방금 전 교류에서, 그는 여자가 아주 낙관적이고, 정의가 있는 사람인 것을 느꼈다.

다만, 미래에 자신이 허유나가 얘기한 그 변태라는 것을 알면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했다.

그저, 진짜로 자신의 그곳을 자르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임유환은 실실 웃으면서 머리를 저었다.

하지만, 오해가 언젠가는 풀릴 거라 그는 믿었다.

그전에, 그에겐 더욱 중요한 일이 있었다.

그는 별장에 가서, 그 머리핀을 가져와야 했다.

허유나가 그 머리핀 주인이 아니라면.. 그럼, 그녀는 가지고 있을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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