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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화 부부의 계책

원경능은 고개를 돌려 소요공을 바라 보았다.

"원래부터 심장이 좋지 않으신데 오늘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당연히 혈압이 오르죠."

소요공은 그녀의 약상자와 귀에 걸린 청진기, 그리고 혈압기를 쳐다보았다. 그이 눈 속에서 이상한 빛이 스쳐 지나가는 듯 하였다.

다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가가 앉았다. 그러더니 태상황에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이후로 마시지 말아야지. 의원의 말을 들어야 하네."

태상황은 불쾌해했다.

"너희들을 상대하기 귀찮구나. 과인은 휴식하러 가겠다."

원경능은 술기운이 오른 것을 눈치 채고 재빨리 상공공에게 약을 주었다.

"주무시기 전에 약 드시는 것을 확인하게."

상공공이 건네 받았다.

"네!"

태상황은 휘청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궁전 안에는 소요공과 원경능만 남았다.

원경능은 그제야 격분하였던 정서에서 정신을 차렸다. 오늘 소요공에게 물어야 할 것을 생각해내고 약상자를 조금 밀었다.

"노공야, 이 약상자 안의 물건들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소요공은 한참을 살펴본 뒤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원경능은 조금 실망했다.

"정말 본 적이 없습니까?"

소요공의 표정은 잠시 멍해졌으나 계속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확실히 본 적이 없구나."

원경능은 자신이 아마 오해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소요공이 그 시대사람이라면 같은 고향사람을 만난 것에 기뻐할 것이다. 최소한 기분이 자신과 같을 것이었고 절대 승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되었어, 타임슬립한 사람이 뭐 그렇게 많겠어?'

원경능은 물건을 정돈한 후 태상황에게 며칠 복용할 혈압약을 처방했다. 안에 들어가 상공공에게 건네주고 나오니 소요공은 이미 떠난 상태였다.

원경능도 출궁할 수 밖에 없었다. 황궁은 분쟁의 소굴이라 오랫동안 머무르지 말아야 했다.

우문호는 그 뒤 며칠 동안 계속 바빴다. 아침 일찍 나가고 밤 늦게 돌아왔다. 늘 돌아와서 눈만 잠깐 붙이고 다시 일보러 나갔다.

드디어 오늘 일찍 들어왔다. 문에 들어선 우문호는 싱글벙글한 얼굴이었다.

"왜 그렇게 기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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