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유빈이 손을 저었다.“유빈 씨, 왜 그러세요?”이성봉이 다급히 말했다. “혹시 몸이 안 좋으시면 다른 날 인사드리러 와도 됩니다.”“이번에 제가 한국에 온 이유는 임 선생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임 선생을 만나지 못한다면 귀사와의 협력은 언제든지 끝날 수 있습니다!”유빈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네? 설마 우리 회사를 선택한 이유가 단순히 임지환과의 관계 때문인가요?”말을 들은 이성봉이 깜짝 놀랐다.반평생을 사업만 해 온 강한시 갑부인 그는 누구보다 DCM 회사의 대단함을 알고 있었다.DCM 회사의 도움으로 회생한 회사는 다 합해도 수백 개는 될 것이다.매년 해외에 투자하는 비용만 해도 YS그룹 열 개는 살 수 있었다.강한시 갑부인 이성봉마저도 우러러보는 다국적 회사가 임지환의 체면을 세워주다니?이는 또다시 이성봉의 인식을 쇄신했다.(임지환에게 아직 얼마나 많은 비밀이 남아있는 거지?)“임 선생은 저희 대표님의 친구예요. 만약 그분이 나서지 않았다면 저도 먼 길을 오지 않았을 겁니다.”“설마 이 선생님은 YS그룹이 저희가 1조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니죠?”유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역시 솔직한 말이 가장 직접적이고 상처도 큰 법이다.이성봉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유빈 씨, 그만 하세요.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시죠?”“죄송합니다. 제가 좀 직설적인 편이라.”유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혹시 실례가 되었다면 이해 부탁드립니다.”“실례뿐이겠어요? 칼로 제 심장을 찌르는 것보다 더 아파요!”이성봉이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사서 고생하지 않기로 했다.그의 안내로 유빈은 빨리 용은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유빈 씨, 여기가 바로 임 선생이 머무는 곳입니다.”“잠시만요, 제가 먼저 들어가서 말을 전하겠습니다!”이성봉이 별장을 짚으며 소개했다.유빈은 고개를 돌려 거대한 별장을 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같이 들어오세요!”별장에서 임지환의 목
가벼운 질문이었지만 우레가 우는 것 같았다.오양산은 칼자루를 꼭 쥐고 두 눈은 번개처럼 유빈을 노려보았다.“무례하지 마세요. 이분은 우리 이씨 가문의 손님이십니다!”유빈이 압력을 참지 못하고 손을 쓰려는 찰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뒤이어 캐주얼한 복장의 청년이 천천히 걸어왔다.그 청년이 나타나는 순간, 그녀의 숨을 조여오던 압력이 사라졌다.“임 선생이신가요? 의부님 말씀과는 좀 거리가 있네요!”임지환을 보는 유빈의 눈에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자신의 의부가 추앙할 정도의 인물이라면, 최소한 종사급 인물일 거로 생각했었다.하지만 임지환은 보기에도 너무 어릴 뿐만 아니라 종사의 기개가 느껴지지 않았다.비교해 보았을 때, 신선의 풍채와 기개를 가진 오양산이 더 출중해 보였다.“만약 당신이 주작이 말한 선물이라면, 주작에게 좀 실망스러운데요!”임지환은 유빈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화진고수는 다른 사람에게는 귀한 존재겠지만, 임지환에게는 계륵과 같았다.먹자 하니 맛이 없고, 버리기에는 아까웠다.“임 선생님, 저의 의부님과 친구인 점은 존경합니다.”“그렇지만 그 말씀은 너무 예의가 없으신 거 아닌가요!”임지환을 바라보는 유빈의 백옥같이 하얀 얼굴에는 냉랭함이 가득했다.“친구?”임지환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주작이 나의 진짜 신분을 말하지 않았나 보네요.”“떠나기 전에 의부님께서는 그저 오랜 친구이기에 잘 보호하라고 하셨습니다.”“선생님의 신분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습니다.”유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화를 참으며 천천히 설명했다.“지금 수련 레벨로 보았을 때, 내 신분을 알게 되면 득보다 실이 커요.”임지환이 뒷짐을 지고 일어서며 말했다. “나를 보호하는 일은... 됐어요. 난 보호 필요 없어요.”“임 선생님, 자신감이 있는 건 좋지만, 너무 과하면 자만입니다.”“혹시 지금 사면초가에 처한 건 아세요?”“한씨 가문뿐만 아니라,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진씨 가문의 진용이 종사 급의 은
유두 16 영사, 그녀를 포함한 열여섯 명은 모두 화진급의 강자이다.16 영사가 연합하면 종사는 쉽게 멸할 수 있다!“유빈 아가씨, 말씀하신 내용은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데요?”“종사급 강자며, 16 영사... DCM 회사 사람이 아니신가요?”이성봉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그는 눈앞의 누구보다 아름다운 혼혈 여인을 보며 마음속이 의문으로 가득했다.“저는 DCM 회사의 직원이기도 하지만 의부님이 보내신 임 선생님의 경호원이기도 합니다.”유빈은 냉랭한 표정으로 신신당부했다. “이 선생님께서 이 비밀을 지키시리라 믿습니다.”“당연하죠!”이성봉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유빈이 유두 16 영사 이야기를 꺼내자, 오양산도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만약 유빈 한 사람뿐이었다면, 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만약 그녀와 같은 레벨의 고수가 15 존이 진짜 있다면, 그도 감히 얕보지 못한다.“임 선생님, 이제는 좀 마음이 놓이시지 않나요?” 유빈이 고개를 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조금 전 별장에 들어설 때, 그녀는 마음속으로 적지 않은 좌절을 겪었다.그래서 그녀는 지금 임지환이 뻘쭘해하는 표정을 보고 싶었다.아쉽게도 유빈은 실망할 것이 뻔했다.“16영사라면, 그런대로 괜찮네요.”임지환은 전혀 놀라지도 않았고 심지어 16 영사의 존재에 대해서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이 말을 하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이청월 같은 문외한도 유두16 영사의 공포를 상상할 수 있었다.하지만 임지환의 말만 들으면 보잘것없는 존재 같았다.“임 선생님, 선생님은 비록 제 의부님의 친구시지만, 너무 오만하게 행동하시면 안되죠!”“아마 저희 유두16 영사의 전적을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제가 똑똑히 알려드리죠.”“5년 전 설립 초기, 저희는 태평양에서 국제 1급 탈주범 아오구스틴을 사살했습니다!”“3년 전, 인터폴 내부에 반역자가 나타나 첨단 무기를 대량으로 가져간 사건이 있었는데, 역시 저희 16영사가 첨단 군사 무기를 지닌 특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유빈과의 도박은 안중에도 없었다.“저를 얕잡아 본 것이 얼마나 틀린 생각인지 알게 되실 겁니다!”유빈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긴 다리로 놀라운 점프력을 보여주었다.그녀가 점프하는 순간, 한 마리의 날아오르는 학처럼 남다른 아름다움을 뽐냈다.하지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짙은 차가움을 느꼈다.그녀가 착지하는 순간, 학이 날개를 뽐내는 것처럼 손바닥을 내밀었다.순간 그녀의 몸에서 떨리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그 떨리는 울음소리가 절정에 달할 때, 그녀가 손뼉을 내리쳤다.둥!공기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임지환의 옷이 소리를 내며 휘날릴 정도로 강력한 힘이 폭발했다.“참 대단한 명학권이네요! 단전에 기를 모으고 기로 기운을 밀어내며 소리로 힘을 밀어주다니.”“떨리는 힘의 폭발은 종사 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는데요!”지켜보던 오양산이 참지 못하고 감탄했다.그는 비록 풍수지리를 보는 사람이지만, 무도의 세계에 입문한 지도 오래되었기에 권법에 대해서는 훤히 꿰뚫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이청월이 긴장하며 물었다.“제가 봤을 때, 임지환은 피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설마 맞받아칠 생각인 건가요?”“임 진인님께서 방금 말씀하셨잖아요. 이 여자애더러 한 수만 버티라고.”오양산이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먼저 손을 쓰도록 한 건, 보기에 너무 안 좋게 질까 봐 그런 거지요.”“저의 학권은 비석도 뚫을 수 있습니다. 아직도 손을 쓰지 않으면 죽거나 중상을 당할 겁니다.”그녀의 권세 공격에도 임지환이 피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유빈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네 나이에 이런 권법을 쓸 수 있다는 건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고 볼 수 있지.”“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내가 방어할 정도는 아니야!”임지환이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오만방자하기는!”유빈은 임지환이 자신을 무시하자, 더는 봐주지 않기로 결심하고 주먹에 모든 기를 모아 임지환의 가슴팍에 꽂았다.탕!유빈의 눈빛이 아주 무서운 무언가를 본 것처럼
“이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의 자금도 사실은 임 선생님께서 주신겁니다.”유빈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그저 심부름꾼일 뿐입니다!”“네? DCM의 이번 투자가 전적으로 임 선생에게서 온 것이라는 말씀인가요?”“그럼 10억 달러도 설마...” 이성봉이 말을 잇지 못했다.“맞습니다. 그 10억 달러도 사실은 임 선생님의 개인 재산입니다.”“게다가 이번에 사용하신 총자금은 10억 달러만이 아니라 500억 원입니다!”유빈이 또다시 천문학적인 숫자를 내뱉었다.“뭐라고요?”“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임진인 당신 설마 명문가 출신인가요?”“임지환, 너 나한테 아직도 얼마나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거야?”이 말 한마디에 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랐다.비록 그들은 이미 임지환의 사람을 놀라게 하는 행동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500억의 충격은 너무 컸다.“우리 YS 그룹의 총자산도 백억이 안 됩니다.”“임 대사임, 판을 너무 크게 벌이신 거 아닌가요!”강한시 재벌인 이성봉도 이 순간 임지환 때문에 너무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청월은 더 참지 못하고 임지환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이렇게 큰일을 나한테 알려주지도 않고.”임지환이 어깨를 으쓱하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말했잖아? 네가 믿지 않았을 뿐이지!”“제가 강한시 갑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임 대사님과 비교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군요!” 이성봉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사실 저도 처음에는 몇억 달러의 원금밖에 없었습니다. 다 뒤에서 절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씩 불릴 수 있었어요.”말을 마친 임지환이 유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의부님은 금융 면에서 누구보다 대단한 분이세요.”“하지만 임 선생님의 강대함은 확실히 저의 예상 밖이었습니다. 갑자기 의부님이 저를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한 목적이 의심스럽네요!” 유빈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줄곧 이번 임무가 간단한 인물 보호라고 생각하고 의부님의 뜻에
“왜 그러죠?”임지환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임 대사가 제 유검술을 몰래 배워 이 계집을 놀라게 할 줄은 몰랐네요.”오양산은 자기가 그렇게 오랜 세월을 공들어 배워낸 유검술을 임지환이 어떻게 불과 며칠 만에 배워냈을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 사람은 타고난 무술 천재인가?“이 계집에게 강대한 걸 보여주지 않으면 이 계집의 성격상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임지환이 손을 흔들며 해명했다.“임지환, 넌 도대체 누구야? 넌 재산이 넘쳐나는데 왜 굳이 배씨 가문에 들어가 3년 동안이나 데릴사위 노릇을 한 거야?”이청월은 임지환을 빤히 바라보며 이 남자의 눈빛에서 자기 질문에 관련된 단서를 찾으려고 했다.“네가 알고 싶은 건 언젠간 분명 알게 될 거야. 단지 지금은 일단 말하기 어려워.”임지환은 자기 진짜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았다. 아직 밝힐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난 점점 그 여자의 남자를 보는 안목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너 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사위를 선택하지 않고 왜 스스로 잘못된 길을 가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이청월은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머금은 채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임지환은 이청월의 말에 대응하지 않고 대신 진운을 바라봤다.“나 대신 진성 가주에게 당분간 집에서 나가 이 소란을 피하라고 알려줘요. 진운 씨 형님이 이번에 온다면 분명 이 상황을 그냥 무시하지 않을 겁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강한시 진씨 가문과 연루될 거고요.”이 결정은 임지환이 심사숙고한 결과였다.“임 선생님, 할아버지는 지금 우리 편에 서 있습니다. 형님이 진짜 온다고 해도 최악의 경우 기껏해야 형님과 정면으로 붙어 한판 벌이는 것뿐입니다.”최근 죽음의 고비를 넘은 후 진운은 예전보다 더욱 성숙해졌다.게다가 임지환이라는 든든한 배후가 있기 때문에 진운은 진용과 정면으로 맞서 싸울 자신감이 넘쳐났다.“좋아요. 이번 일은 진운 씨에게도 일종의 시련이 되겠죠. 진짜 금은 활활 타오르는 불의 시련을 겪어야 찬
강한 시의 구르미 빌리지"임지환, 이혼 서류에 사인해. 너도 알잖아, 지금 네 신분으로는 배 대표님한테 안 어울린다는 거. 배 대표가 너 불쌍하게 생각해서 보상도 많이 해줬어, 집 한 채에 차 한 대, 그리고 회사 주식이랑 현금 10억 준다고 했다니까. 이거 가지고 무슨 여자를 못 찾겠어?"오피스룩을 입은 한 여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남자 옆에 서서 쉬지 않고 말했다.여자의 짧은 치마 밑으로 검정색 스타킹을 신은 두 다리가 길게 뻗어있었다. 얼굴도 예쁘장한 여자는 무척 성숙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자는 앞치마를 두른 채 설거지에 집중했다.그는 날카로운 눈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덕에 남자다워 보였다.잘생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른 이가 싫어할 상은 아니었다."임지환, 너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네가 원하든 말든 너 이혼 꼭 해야 돼."말이 통하지 않는 임지환을 보며 여자가 화를 냈다.임지환은 묵묵히 마지막 접시 하나를 선반 위에 올려놓더니 앞치마를 벗어 담배에 불을 붙이곤 여자를 바라봤다.여자는 바로 남자의 와이프 배지수의 비서 겸 사촌 언니 한수경이었다."이유라도 알려줘요.""뭐?"임지환의 말을 들은 한수경이 멈칫했다."처형, 지수가 이혼하고 싶은 거라면 이유가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임지환이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처형이라고 부르지 마, 나는 너 같은 매제 둔 적 없으니까."한수경이 임지환을 흘겨보며 다시 말했다."배 대표가 너랑 이혼하겠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왜 이유가 필요 없죠?"임지환이 담담한 얼굴로 반문했다."그래, 네가 알고 싶다면 내가 다 말해줄게. 지금 배 대표 사업이 잘되어서 진씨 집안이랑 사이도 좋고 승승장구하고 있거든. 그런데 너는 그냥 쓰레기일 뿐이잖아, 그런 네가 어떻게 배 대표한테 어울리겠어? 방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그 말을 들은 임지환이 씁쓸하게 웃었다."제가 지수한테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였군요."임지환은 배지수와 결혼을 한 뒤, 성실
말이 끝나자마자 한 여자가 걸어들어왔다.여자는 170의 키에 완벽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갸름한 얼굴에 커다란 눈, 그리고 새빨간 입술에 가지런한 이를 가지고 있었다.보라색의 롱 드레스를 입은 덕에 우아한 그녀의 분위기가 더욱 돋보였다. 밖으로 드러난 새하얀 팔은 더욱 눈부셨다.그녀는 마치 금방 그림속에서 나온 여자 같았다.여자의 등장으로 한수경은 순식간에 빛을 잃고 말았다.임지환은 지금도 여자를 보는 것만으로 심장이 떨렸다.예전의 두 사람은 그래도 행복했었다. 하지만 지금은…"배 대표, 입 아프게 하지 말고 그냥 법대로 가."한수경이 귀띔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게." 배지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한수경은 결국 입을 다물고 옆에 서서 전생의 원수를 바라보듯 임지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분위기는 조금 무거워졌다.배지수는 눈앞의 남자를 보고 있으니 예전의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그녀는 임지환에게 미안한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나를 찾았다고?"배지수가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임지환에게 물었다."이혼하겠다는 거 네 생각이야?"임지환이 배지수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응, 내 뜻이야."배지수는 임지환에게 미안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이유, 말해 줄 수 있어?"임지환이 다시 물었다.일이 이미 이렇게 되었지만 그는 그래도 돌이켜보려 했다."나 이제 너 봐도 아무 느낌도 없어, 이런 결혼 계속 이어 나가봤자 서로한테 지옥만 될 거야."배지수가 두 손을 맞잡은 채 자연스럽게 보이려 애썼다."너 많이 희생한 거 알아, 그래서 이혼할 때 배상도 충분히 해 줄 거야.""3년 동안 결혼하고 함께 지냈는데 결국 서류상의 몇 글자밖에 안 되는 배상으로 끝내자고?"임지환이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너는 사람의 감정을 모두 돈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그런 임지환을 보니 배지수의 심장이 아팠다.지난 3년 동안 임지환은 배지수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줬다고 할 수 있었다.신분과 지위를 따지지 않는다면 그는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