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은침을 뽑자 오감을 회복한 진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몸이 회복된 것을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로 뛰어가서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현옥고가 외상 치료에 아주 효과가 좋기는 하나, 그 냄새는 일반인이 견디기 힘들었다.“며칠 동안 고생 많았네!” 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이틀간의 고통으로 환골탈태했으니, 어떻게 계산하든 버는 장사죠.”옆에 있던 오양산이 코를 막으며 말했다. “임진인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진운을 제자로 삼고 싶으신 거죠?” 임지환이 담담히 말했다.“맞습니다. 둘째 도련님은 이번 고난을 통해, 영기가 몸에 들어갔기에 십여 년의 고된 수련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만약 저와 함께 수련한다면 분명 대기만성할 것입니다!”오양산은 마치 보배를 보듯 두 눈을 반짝이며 진운을 바라보았다.“안 됩니다. 저는 일찌감치 임 선생님과 무술을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무속인이 되고 싶지 않아요!”진운이 단호하게 거절했다.“도련님, 저는 무속인이 아닙니다. 항성에서 저는 전설 속의 인물입니다.” 오양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부유한 거상 중 누가 그에게 아부하고 싶지 않아 하는가?그런데 왜 여기서는 이런 취급을 받는 거지?“하지만 이곳은 내륙이지 항성이 아닙니다.”진운이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게다가 저는 화려하기만 하고 실속이 없는 술법보다는 무술을 더 좋아합니다!”“오양산의 도법을 높은 경지까지 수련하면 무술 대가 못지않습니다.” 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진운이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래도 저는 무술을 수련하고 싶습니다!”“좋아요! 이런 신념이 있다고 하니, 그럼 이례적으로 가르쳐드리죠!”“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동년배로 대해야지 사제지간으로 대할 필요는 없습니다!”임지환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게 해서야 되겠습니까?”진운이 다급히 말했다. “임 선생님께서 저에게 무술을 가르쳐주시면 저의 사부님이십니다. 만약 저희 할아버지께서 아시면 맞아 죽을 수도 있어요!”“
임지환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미 그녀가 온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다만 말하지 않고 맞장구를 치며 물었다. “그래? 무슨 좋은 소식인데?”“오후에 DCM의 초청을 받았어. 듣기로는 우리 YS그룹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10억 달러를 투자할 생각이래!”흥분되어 말하는 이청월의 백옥같은 얼굴이 홍조를 띠고 있었다.DCM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기업으로 국내회사에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었다.이런 글로벌 기업의 눈에 들었으니, 로또에 당첨된 거나 다름없었다.“조급해하지 마. 이제 시작일 뿐이야. 앞으로 더 많은 기쁜 소식이 널 기다리고 있어!” 임지환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주작이 말한 금액이 5조 원이었으니 달러로 계산해도 6,000억이 넘었다.“표정을 보니 전혀 놀란 것 같지 않은데.”이청월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설마 이미 알고 있었어?”“응, DCM 회사 사람은 내가 데려온 거야.”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였다.“농담하지 마. DCM 회사는 세콰이어 캐피탈에 버금가는 존재야.”“네가 아니라... 우리 이씨 가문도 이 회사앞에서는 새 발의 피야.”이청월이 입을 삐죽거리며 믿지 않았다.그녀가 임지환을 얕잡아 보는 게 아니라, DCM 회사가 그만큼 대단한 회사이기 때문이다.DCM 회사는 전 세계 투자회사 중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존재이다.한재석의 엔젤투자그룹도 충분히 대단한 회사이지만, DCM 앞에서는 기껏해야 이제 막 옹알이를 배우는 아이처럼 비교가 되지 않았다.만약 임지환이 진짜 DCM 회사 사람을 자기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다면, 대도시 갑부가 되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믿지 않아도 상관없어. 곧 누군가가 증명해 줄 거니까.” 임지환이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이 자식이 말을 하면 할수록 믿음이 안 가네!”“그럼 난 오늘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거야! 도대체 어떤 사람을 데려와서 둘러대는지 한 번 지켜보겠어!”이청월이 팔짱을 끼고는 임지환의 거짓말을 까발리려고 했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농담을 하는 거야?)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유빈이 손을 저었다.“유빈 씨, 왜 그러세요?”이성봉이 다급히 말했다. “혹시 몸이 안 좋으시면 다른 날 인사드리러 와도 됩니다.”“이번에 제가 한국에 온 이유는 임 선생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임 선생을 만나지 못한다면 귀사와의 협력은 언제든지 끝날 수 있습니다!”유빈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네? 설마 우리 회사를 선택한 이유가 단순히 임지환과의 관계 때문인가요?”말을 들은 이성봉이 깜짝 놀랐다.반평생을 사업만 해 온 강한시 갑부인 그는 누구보다 DCM 회사의 대단함을 알고 있었다.DCM 회사의 도움으로 회생한 회사는 다 합해도 수백 개는 될 것이다.매년 해외에 투자하는 비용만 해도 YS그룹 열 개는 살 수 있었다.강한시 갑부인 이성봉마저도 우러러보는 다국적 회사가 임지환의 체면을 세워주다니?이는 또다시 이성봉의 인식을 쇄신했다.(임지환에게 아직 얼마나 많은 비밀이 남아있는 거지?)“임 선생은 저희 대표님의 친구예요. 만약 그분이 나서지 않았다면 저도 먼 길을 오지 않았을 겁니다.”“설마 이 선생님은 YS그룹이 저희가 1조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니죠?”유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역시 솔직한 말이 가장 직접적이고 상처도 큰 법이다.이성봉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유빈 씨, 그만 하세요.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시죠?”“죄송합니다. 제가 좀 직설적인 편이라.”유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혹시 실례가 되었다면 이해 부탁드립니다.”“실례뿐이겠어요? 칼로 제 심장을 찌르는 것보다 더 아파요!”이성봉이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사서 고생하지 않기로 했다.그의 안내로 유빈은 빨리 용은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유빈 씨, 여기가 바로 임 선생이 머무는 곳입니다.”“잠시만요, 제가 먼저 들어가서 말을 전하겠습니다!”이성봉이 별장을 짚으며 소개했다.유빈은 고개를 돌려 거대한 별장을 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같이 들어오세요!”별장에서 임지환의 목
가벼운 질문이었지만 우레가 우는 것 같았다.오양산은 칼자루를 꼭 쥐고 두 눈은 번개처럼 유빈을 노려보았다.“무례하지 마세요. 이분은 우리 이씨 가문의 손님이십니다!”유빈이 압력을 참지 못하고 손을 쓰려는 찰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뒤이어 캐주얼한 복장의 청년이 천천히 걸어왔다.그 청년이 나타나는 순간, 그녀의 숨을 조여오던 압력이 사라졌다.“임 선생이신가요? 의부님 말씀과는 좀 거리가 있네요!”임지환을 보는 유빈의 눈에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자신의 의부가 추앙할 정도의 인물이라면, 최소한 종사급 인물일 거로 생각했었다.하지만 임지환은 보기에도 너무 어릴 뿐만 아니라 종사의 기개가 느껴지지 않았다.비교해 보았을 때, 신선의 풍채와 기개를 가진 오양산이 더 출중해 보였다.“만약 당신이 주작이 말한 선물이라면, 주작에게 좀 실망스러운데요!”임지환은 유빈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화진고수는 다른 사람에게는 귀한 존재겠지만, 임지환에게는 계륵과 같았다.먹자 하니 맛이 없고, 버리기에는 아까웠다.“임 선생님, 저의 의부님과 친구인 점은 존경합니다.”“그렇지만 그 말씀은 너무 예의가 없으신 거 아닌가요!”임지환을 바라보는 유빈의 백옥같이 하얀 얼굴에는 냉랭함이 가득했다.“친구?”임지환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주작이 나의 진짜 신분을 말하지 않았나 보네요.”“떠나기 전에 의부님께서는 그저 오랜 친구이기에 잘 보호하라고 하셨습니다.”“선생님의 신분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습니다.”유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화를 참으며 천천히 설명했다.“지금 수련 레벨로 보았을 때, 내 신분을 알게 되면 득보다 실이 커요.”임지환이 뒷짐을 지고 일어서며 말했다. “나를 보호하는 일은... 됐어요. 난 보호 필요 없어요.”“임 선생님, 자신감이 있는 건 좋지만, 너무 과하면 자만입니다.”“혹시 지금 사면초가에 처한 건 아세요?”“한씨 가문뿐만 아니라,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진씨 가문의 진용이 종사 급의 은
강한 시의 구르미 빌리지"임지환, 이혼 서류에 사인해. 너도 알잖아, 지금 네 신분으로는 배 대표님한테 안 어울린다는 거. 배 대표가 너 불쌍하게 생각해서 보상도 많이 해줬어, 집 한 채에 차 한 대, 그리고 회사 주식이랑 현금 10억 준다고 했다니까. 이거 가지고 무슨 여자를 못 찾겠어?"오피스룩을 입은 한 여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남자 옆에 서서 쉬지 않고 말했다.여자의 짧은 치마 밑으로 검정색 스타킹을 신은 두 다리가 길게 뻗어있었다. 얼굴도 예쁘장한 여자는 무척 성숙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자는 앞치마를 두른 채 설거지에 집중했다.그는 날카로운 눈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덕에 남자다워 보였다.잘생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른 이가 싫어할 상은 아니었다."임지환, 너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네가 원하든 말든 너 이혼 꼭 해야 돼."말이 통하지 않는 임지환을 보며 여자가 화를 냈다.임지환은 묵묵히 마지막 접시 하나를 선반 위에 올려놓더니 앞치마를 벗어 담배에 불을 붙이곤 여자를 바라봤다.여자는 바로 남자의 와이프 배지수의 비서 겸 사촌 언니 한수경이었다."이유라도 알려줘요.""뭐?"임지환의 말을 들은 한수경이 멈칫했다."처형, 지수가 이혼하고 싶은 거라면 이유가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임지환이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처형이라고 부르지 마, 나는 너 같은 매제 둔 적 없으니까."한수경이 임지환을 흘겨보며 다시 말했다."배 대표가 너랑 이혼하겠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왜 이유가 필요 없죠?"임지환이 담담한 얼굴로 반문했다."그래, 네가 알고 싶다면 내가 다 말해줄게. 지금 배 대표 사업이 잘되어서 진씨 집안이랑 사이도 좋고 승승장구하고 있거든. 그런데 너는 그냥 쓰레기일 뿐이잖아, 그런 네가 어떻게 배 대표한테 어울리겠어? 방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그 말을 들은 임지환이 씁쓸하게 웃었다."제가 지수한테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였군요."임지환은 배지수와 결혼을 한 뒤, 성실
말이 끝나자마자 한 여자가 걸어들어왔다.여자는 170의 키에 완벽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갸름한 얼굴에 커다란 눈, 그리고 새빨간 입술에 가지런한 이를 가지고 있었다.보라색의 롱 드레스를 입은 덕에 우아한 그녀의 분위기가 더욱 돋보였다. 밖으로 드러난 새하얀 팔은 더욱 눈부셨다.그녀는 마치 금방 그림속에서 나온 여자 같았다.여자의 등장으로 한수경은 순식간에 빛을 잃고 말았다.임지환은 지금도 여자를 보는 것만으로 심장이 떨렸다.예전의 두 사람은 그래도 행복했었다. 하지만 지금은…"배 대표, 입 아프게 하지 말고 그냥 법대로 가."한수경이 귀띔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게." 배지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한수경은 결국 입을 다물고 옆에 서서 전생의 원수를 바라보듯 임지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분위기는 조금 무거워졌다.배지수는 눈앞의 남자를 보고 있으니 예전의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그녀는 임지환에게 미안한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나를 찾았다고?"배지수가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임지환에게 물었다."이혼하겠다는 거 네 생각이야?"임지환이 배지수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응, 내 뜻이야."배지수는 임지환에게 미안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이유, 말해 줄 수 있어?"임지환이 다시 물었다.일이 이미 이렇게 되었지만 그는 그래도 돌이켜보려 했다."나 이제 너 봐도 아무 느낌도 없어, 이런 결혼 계속 이어 나가봤자 서로한테 지옥만 될 거야."배지수가 두 손을 맞잡은 채 자연스럽게 보이려 애썼다."너 많이 희생한 거 알아, 그래서 이혼할 때 배상도 충분히 해 줄 거야.""3년 동안 결혼하고 함께 지냈는데 결국 서류상의 몇 글자밖에 안 되는 배상으로 끝내자고?"임지환이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너는 사람의 감정을 모두 돈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그런 임지환을 보니 배지수의 심장이 아팠다.지난 3년 동안 임지환은 배지수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줬다고 할 수 있었다.신분과 지위를 따지지 않는다면 그는 완
"상자?"임지환의 말을 들은 배지수가 생각해 보더니 드디어 임지환이 결혼할 때, 가지고 왔던 라탄 상자 하나를 떠올렸다.배지수의 남동생 배준영은 평범한 그 라탄 상자를 보곤 촌스럽다며 임지환이 고대에서 온 사람이라고 비웃기까지 했었다."그거 네 거잖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그래, 나 다른 요구는 없어."임지환이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며 말했다.그 말을 끝으로 그들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임지환, 네가 억울하다는 거 나 다 알아. 하지만 나도 사정이 있어서 이러고 있다는 거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어."배지수가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알아."말을 마친 임지환이 무표정한 얼굴로 이혼 서류에 사인했다.배지수는 그 모습을 보고서야 한시름 놓았다.하지만 곧이어 짙은 상실감이 덮쳐왔다.두 사람의 결혼은 이렇게 끝이 났다.임지환에게는 불공평하지만 배씨 집안에게 있어서 이는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다."후회되면 언제든지 찾아와, 내가 약속했던 조건들 계속 유효하니까."배지수는 그 말을 마치자마자 이혼 서류를 들고 하이힐을 신은 채 집을 나섰다.임지환은 그런 배지수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아마 앞으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임지환은 기계적으로 몸을 일으켜 2층으로 올라가려고 했다."뭐 하려고?"한수경이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임지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2층에 가서 제 물건 챙겨야죠."임지환은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듯 2층으로 올라갔다.그런 임지환을 바라보던 한수경이 휴대폰을 꺼내 거실 한쪽으로 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네, 이모. 임지환이 이혼 서류에 사인했어요."한편, 잠원 별장."뭐? 그게 정말이야? 그 쓰레기가 정말 사인했다고?"예쁘장한 중년 여자가 얼굴에 하고 있던 팩을 던지며 벌떡 일어났다.그녀는 바로 배지수의 어머니인 유옥진이었다. 유옥진의 옆에 있던 배준영도 그 소리를 곤 귀를 쫑긋 세웠다."네, 정말이에요. 제가 설득해서 사인하게 했어요. 그것도 지수 앞에서."한수
상자 위의 먼지를 대충 털어낸 그는 상자를 열었다.상자 안에는 별다른 물건이 없었다.제일 위쪽에 가지런한 기름 묻은 포장지가 놓여있었다.18년 전, 임지환 가족에게 변고가 들이닥쳐 그는 다른 이의 추살을 피해 연경을 떠나 강한시까지 왔었다. 하지만 결국 배고픔과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그때, 한 여자가 빵을 사 조금씩 떼어줘 물과 함께 그에게 먹여준 덕분에 그는 살 수 있었다.그 여자가 바로 배지수였다.임지환은 그 빵을 포장했던 포장지를 여태껏 보관하고 있었다."그때의 은혜는 다 갚았으니 우리 이제 서로한테 빚진 거 없는 거야."임지환이 말을 마치더니 포장지를 찢어버렸다.상자 안에 들어있던 두 번째 물건은 바로 검은색의 영패였다.영패는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묵직한 재질로 이루어졌다. 위에는 이를 드러내고 발톱을 치켜세운 용이 그려져 있었다. "또 만났네."영패의 무늬를 만지니 임지환은 몸속의 피가 다시 들끓는 것 같았다.이 영패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면 전 세계에 다시 파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임지환은 숨을 들이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세 번째 물건은 검은색의 헝겊 자루였다.임지환은 곧바로 네 번째 물건으로 시선을 돌렸다.그것은 바로 예전에나 쓸법한 휴대폰이었다.충전기를 연결하고 휴대폰을 열어보니 그 위로 연신 메시지가 떴다."용주님, 어디 계세요?""용주님, 제발 대답 좀 해주세요. 형제들이 용주님을 너무 보고 싶어해요." "......"임지환이 메시지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그는 낯선 전화번호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이 전화번호는 암호화된 특수 번호였기에 친한 사람 말곤 다른 이는 알 수조차 없었다.결국, 임지환은 잠시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용성수님, 정말 다행이네요. 제가 한 천 번은 넘게 전화한 것 같은데 드디어 제 전화를 받아주셨군요!"휴대폰 반대편에서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용성수, 임지환은 이 별명이 대외로 알려진 자신의 신분 중 하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