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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215화

오남미는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왔다.

마치 물에 젖은 새처럼 하늘도 무너지고 꿈도 깨졌다. 예전보다 더 못한 처지가 돼버린 것이다.

문이 열렸다.

오남미의 부모님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그녀를 맞이했고, 오남준은 이미 깔끔하게 정장까지 입고 있었다.

“누가, 가자. 형부랑 차를 사러 가야지.”

오남준은 오남미의 손을 이끌며 흥분한 듯 말했다.

천태성의 말을 들은 오남준은 어젯밤 내내 잠을 청하지 못했다.

“2억 이하의 차는 생각할 필요도 없어!”

억대 슈퍼카! 오남준 평생 꿈도 못 꾼 차였다. 그러나 미래의 형부가 나타나면서 그에게도 이런 차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오남준은 밤새워 뒤척이며 고민하다가 시승해보고 싶은 모델을 정했다.

억대 슈퍼카를 타고 과시할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기존에 타던 아우디는 아버지에게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남미야, 그러고 보니 태성이는?”

장수지는 눈썹을 치켜뜬 채 오남미의 뒤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조금 있다가 태성이한테 잘 말해봐. 우리도 남준이 차 살 때 같이 가자고 말이야?”

“엄마, 엄마가 가서 뭐 하게,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

오남준은 같이 가는 걸 싫어했다.

“엄마야 모르지. 그냥 같이 가서 구경하면 안 돼?”

장수지는 여전히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

“우리 장한 딸내미가 금수저 사위를 얻어 우리 귀한 아들에게 슈퍼카를 사준다는데. 엄마가 돼서, 따라가서 사진 몇 장도 못 찍어? 자랑 좀 하면 안 돼?”

그녀는 자동차는 잘 모르지만 과시하길 좋아했다.

슈퍼카 매장에서 셀러가 굽신굽신 대접해주는 화면을 상상하면 매우 설렜다.

텔레비전에서나 볼법한 화면이었다.

오덕화는 아내를 말리고 싶었으나 참았다. 아내가 그 누구보다 과시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오남미의 우울한 표정을 깨닫지 못했다.

오남미의 귓가에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마치 뜨겁게 달아오른 날카로운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도려냈다.

슈퍼카?

과시?

오남미는 빨개진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순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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