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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그 말에 임설아는 더욱 화가 솟구쳤다. 목적 달성을 위한 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오남준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임설아와 오남준의 결혼 때문에 오남미는 이혼하게 되고 오남미의 전남편은 불운한 사람이 되었다.

갑자기 오남준의 전 매형이 안쓰러워졌다.

그녀는 오남준을 바라보더니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오남준, 너 전 매형말인데...... 정말 돈 없어?”

“쳇...... 완전 궁상이야. 돈은 개뿔.”

오남준은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

“근데 그건 왜 또 물어?”

임설아는 고개를 저었다.

천도준 생각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천도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한두 사람도 아니고 왜 자꾸 그 사람 얼굴이 떠오르는 걸까?

임설아가 설명했다.

“저번 주에 은행에 천도준이라는 고객님이 와서 현금을 인출하시겠다면서 나도 모르는 블랙 카드를 내밀었던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같은 이름이라 물어본 것뿐이야.”

“하하하...... 설아야. 무슨 생각하는 거야? 그럴 리가?”

오남준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깔깔 웃어대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

“천도준 그 모자란 놈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야. 기껏해야 실력은 좀 있으니까 정태건설의 부장직을 맡고 있어. 하지만 그까짓 월급으로는 죽어가는 엄마도 구할 힘이 없어요. 그 자식 거지다에 내 전 재산을 건다.”

죽어가는 엄마?

임설아는 그대로 몸이 굳어지더니 어젯밤 천도준에게서 받은 답장을 되뇌어 보았다.

우연인 건가?

오남준이 계속 비웃었다.

“하지만 설아 네가 만난 그 천도준은 아마 대단한 사람일 것 같아. 너도 모르는 블랙카드라면 아마 부자겠지? 어쩜 이름은 같은데 운명은 그 자식과 완전히 다를까?”

갑자기 이율 병원으로 고개를 돌린 오남준의 시선에 익숙한 그림자가 들어왔다.

오남준은 피식 웃더니 임설아에게 말했다.

“설아야, 넌 아직 내 전 매형 본 적 없지? 마침 저기 있네? 내가 소개해 줄게. 어디 한번 잘 봐봐?”

말을 끝낸 오남준은 갑자기 핸들을 휙 돌렸다.

오남준의 아우디는 꽉 막힌 도로를 빠져나와 이율 병원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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