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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맞았다

나와 배인호가 세화산업 공장 쪽에 도착했을 때, 그곳 입구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둘러싸여 있었고, 모두 40~50대쯤의 아저씨들이었다. 그들은 격분한 상태로 무언가를 토론하고 있었다.

배인호의 차가 들어오는 걸 보고, 그들은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우리 여기엔 뭐 하러 온 거예요?”

나는 좋지 않은 예감에 차를 멈추고 배인호한테 물었다.

“협상하러.”

배인호는 태연하고 침착했다. 마치 밖에 저 화난 얼굴의 남자들이 곧 겨냥할 사람이 본인이 아닌 거처럼 말이다.

배인호가 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자, 나는 얼른 내 태도를 밝혔다.

“전 안 가요. 가고 싶으면 혼자 가세요!”

애들 장난도 아니고, 저 사람들끼리 다투다가, 혹시라도 이 가냘픈 몸이 다치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났다.

배인호는 매정하게 말했다.

“가기 싫어도 가야 해. 넌 지금 내 비서라는 걸 잊지 마! 아니면 우리 엄마한테 너 근무태도 안 좋다고 얘기할까?”

나는 어이가 없었다. 감히 시어머니로 날 협박하다니?

나는 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 했다. 시어머니의 압박으로 배 씨 그룹 개인 비서로 들어온 거도 맞고, 만약 어머님이 내 근무태도가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면, 나에 대한 인상도 나빠질 테니 말이다.

나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가면 가는 거죠. 뭐 !”

차에서 내린 후, 나는 배인호의 뒤를 따라 그 분노한 사람들을 향해 걸어갔다.

“당신이 바로 그 배 씨 그룹에 배 대표?”

선두에 선 남자는 50대 정도였고, 약간은 뚱뚱한 몸매에 배가 나와 있었다. 거친 태도 때문에 이미지가 좋아 보이진 않았고, 이 사람이 바로 서란의 아버지 즉 서중석이었다.

“네, 오늘 제가 온 이유는 철거비 관련해서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혹시 여기 대표자로서 저랑 얘기 좀 나누실 수 있을까요?”

배인호는 온화하게 존댓말로 말했다.

세상 오만한 왕자님도 미래 장인어른 앞에서는 공손하게 되는 게 사랑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서중석도 배인호가 이렇게까지 예의 바르게 나올 줄 몰랐는지, 얼떨떨한 눈치였고, 뒤에 사람들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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