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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배인호

“엄마, 너무 급해 마세요. 혹시라도 제가 비즈니스 천재가 될 수도 있잖아요.”

나는 엄마를 다독이는 건지 나를 다독이는 건지 모르겠다.

어찌 됐든 엄마는 이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말했다.

“어떤 결정을 하든 나랑 네 아빠는 너를 응원할 거야. 딸이라고는 너 하나뿐인데 너만 행복하면 돼.”

저번 생에 난 아무래도 정신이 어떻게 된 듯했다. 이렇게 좋은 부모님과 재력을 두고 배인호만 따라다닌 끝에 결국 그렇게 참담한 결말을 맞이한 거다.

머리를 마음껏 움직일 수만 있다면 지금 엄마를 꼭 안아줬을 텐데 말이다.

엄마는 나랑 한참을 놀아주다가 집에 돌아가 삼계탕을 끓이겠다고 했다. 먹고 싶었던 차라 나는 잽싸게 대답했다. 엄마가 간 후 정아와 세희, 민정이가 병실로 찾아왔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내 모습을 보자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영아, 어때? 머리 아직도 아파?”

“어떤 쳐 죽을 놈이 감히 너를 때린 거야? 내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맛보게 해줄 거야.”

“언제 퇴원 가능하대?”

나는 셋이 쉬지도 않고 재잘 재잘대는 소리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치긴 했지만 이렇게 나를 사랑하고 관심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한결 아름다워 보였다.

“괜찮아. 그냥 뇌진탕이래. 나 아직 배 씨 그룹에서 출근하잖아. 인호 씨랑 같이 세화 근처 아파트 단지 철거 관련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는데 그쪽 대표랑 인호 씨가 네고가 잘 안 됐었나 봐. 그래서 그쪽 사람들이 나한테 화풀이한 거지.”

나는 사건의 자초지종을 한번 쭉 설명했다.

정아가 영양제들을 사물함에 올려놓으며 투덜대기 시작했다.

“배인호는 네 인생에 도움이 안 돼. 전에 네가 그렇게 쫓아다니다가 지금 그만두니까 그 사람 회사에서 출근하고, 출근해서 배인호랑 나갔다가 맞아서 뇌진탕까지 걸리고. 그냥 빨리 이혼하는 게 어때?”

세희도 두 손 들고 찬성했다.

“그래 맞아! 두 사람의 궁합이 안 맞으면 한쪽이 한쪽을 해한다나? 팔자가 더 센 사람이 좀 더 오래 버티는 거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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