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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바보 같은 남자

이우범은 내가 아직 배인호한테 말할 생각이 없다는 걸 듣고는, 마치 선생님이 열등생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훑어보았다.

나는 단지 내면의 생각을 얘기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이우범을 부른 거지, 교육받으려고 부른 게 아니기 때문에, 괜히 목이 움츠러들었다.

“자, 자, 자, 먹자고요!”

때마침 주문한 음식이 올라왔고, 나는 이우범을 재촉하며 아무 말 없이 먹기 시작했다.

이우범은 나와 같이 있을 때면 입맛이 없는 건지, 매번 얼마 먹지를 않고 떠났다. 나 혼자서 식탁에 가득 찬 맛있는 음식을 마주하는 건, 낭비 그 자체이다.

다 먹지 못한 음식을 포장 후, 운전해서 집으로 간 나는 윤 집사한테 남은 음식들을 정원에서 기르는 닭과 오리에게 먹이라고 했다.

윤 집사는 닭과 오리를 기르는데는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시댁에서 가져온 몇 마리 토종닭과 토종 오리는 그녀의 세심한 보살핌으로 아주 통통하게 자랐다.

나는 갑자기 40살 불혹까지 살 수 있는 건 하나님이 도운 거라는 이우범의 말이 생각났고, 또 전생에 내가 죽은 이유도 떠올라서 바로 윤 집사를 불렀다.

“윤 집사님, 내일 한방 오리백숙 좀 부탁드릴게요!”

“네, 사모님.”

윤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 집사는 걱정스러운 일이 있는 건지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였다. 본인 딸이 남자친구랑 헤어진 일 때문인가? 아니면 최근 화학 공장 철거 문제 때문에?

나는 거기에 관해 묻지 않았고, 얼른 샤워하고 휴식을 취했다.

잠들기 전, 나는 민정이한테 연락했다. 민정이 말로는 허겸이 지금 확실히 흔들리는 중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배 씨 그룹의 대우도 좋고 플랫폼도 넓어서, 일단 배 씨 그룹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앞날은 창창하기 때문이다!

“우리끼리 전에 논의한 대로 많이 격려해 주고, 퇴사하게끔 만들어.”

나는 팩을 한 상태에서 이민정한테 말했다.

“알겠어, 근데 배 씨 그룹에서는 어떻게 허겸한테 러브콜을 보내게 된 거야? 인호 씨가 도와준 거야?”

민정이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응, 그 인간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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