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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공항에서 만나다

조금 전까지 어두웠던 빈이의 눈빛에서는 삽시간에 빛이 나더니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아빠!”

말을 마친 뒤 그는 배인호의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 기분도 조금 전 보다 확실히 좋아진 듯 했고,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무균 치료실에 들어가는 듯 했다.

무균 치료실 문이 닫히는 모습을 보니 나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 누구도 한 달 동안 빈이가 겪어야 하는 일에 대해 알 수 없었고, 빈이와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의사 선생님뿐이었다.

나는 모든 게 순조롭길 기도했다.

“자식, 진짜 용감하고 멋지네. 나 전에는 빈이가 저렇게 착하고 멋진 애인 줄 왜 몰랐지?”

박준이 입을 열었다. 그는 빈이가 이식수술은 한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달려온 듯 했으며, 그와 동시에 노성민의 일 때문에 겸사겸사 온 듯 하다.

누가 뭐라든 그와 노성민은 수년간의 친구로서 어떤 일이 생겨도 서로 돕곤 했었다.

“응.”

배인호는 짧게 답한 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노성민이 이 틈을 타 내 앞에서 불쌍한척하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나도 우리 아이들 보고 싶네. 지금 어디 있는지, 잘은 지내는지, 괴롭힘은 당하지 않는지….”

그가 이혼 후 와이프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는 거 나도 잘 알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그 말만 들었으면 그의 아이들이 누구한테 유괴라도 당한 줄 알겠다.

이때 배인호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너 다리도 이제는 거의 나았으니 얼른 제주도로 가. 그쪽에는 내가 안심할 수 없으니까, 네가 가서 봐줘. ”

“뭐?”

원한과 증오에 빠져있던 노성민은 그 말에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뭐가 뭐야? 네 전 와이프가 아직도 널 기다리는 줄 알아? 이미 다른 남자가 생겨서 널 피할 수도 있잖아.”

배인호가 무표정인 얼굴로 노성민에게 상기시키자, 노성민은 대경실색하며 답했다.

“인호 형, 형 전 와이프가 그랬다고 내 전 와이프도 그럴 거라 생각하지 마!! 우리 아이들이 다른 남자를 아빠라 부른다고? 절대 안 돼!”

배인호는 노성민의 그 말에 얼굴색이 굳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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