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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고집이 센 남자

“그 정도면 약과인 줄 알아요. 짐승!”

나는 입을 깨물며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비록 그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나에게 화를 낼 기미는 없어 보였다. 그리고는 뺨을 때린 거에 대해 더는 따지고 싶지 않아 보였고, 오히려 나에게 다른 질문을 건넸다.

“허지영, 너는 내가 하는 말이 전부 별 의미 없이 말하는 것 같아? 전부 다 내 이기심에서 나오는 말 같냐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나 내릴래요.”

나는 짜증 난 말투로 대답을 거부했다.

하지만 차 문은 열리지 않았고, 한순간 마음속의 분노가 다시 끓어오르는 듯했다. 아빠의 일로부터 시작해서 민설아가 갑자기 나를 기소한 일 때문에 기분이 극도로 나빴지만, 그걸 겉으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 전 배인호의 그 행동은 바로 내 마음속에 억눌렀던 화를 끄집어낸 거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더는 배인호를 때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내가 때리는 걸 무서워하지도 않을뿐더러, 그에 의해 내 손이 부러질까 봐 겁이 나기도 했다.

하여 나는 핸드폰을 꺼내 경찰서에 신고하기 시작했고, 내 행동을 본 배인호는 바로 내 핸드폰을 뺏어 전화를 끊었다.

“미쳤어?”

“인호 씨가 지금 내 자유를 박탈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신고하는 건데 안 돼요?”

나는 그의 말에 반박하며 되물었다.

“난 씨발 네가 그냥 뭘 어쩌고 싶은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 !”

배인호는 끝내 자신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힘껏 핸들을 내리치며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는 것이었다. 너무 힘을 줘 새하얘진 그의 뼈마디를 보니 그의 심란함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화가 난 남자를 마주한 나는 순식간에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차라리 조금 전 그 질문을 다시 말해보는 건 어때요? 똑바로 말해봐요.”

“내가 이미 너에게 이우범이 전에 했던 일이랑 걔가 어떤 사람인지도 다 알려줬는데, 넌 왜 끝까지 걔를 선택하고 정리하지 못하는 거야? 아직 걔한테서 제대로 큰코다친 적 없어서 믿지 못하는 거야?”

배인호가 자세히 말하는 걸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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