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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김미애를 거절하다

그는 자기 부모님의 도움으로 차에서 내린 뒤 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검사결과 역시나 위장염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뭘 잘못 먹었느냐고 할 때 배인호는 나를 힐끗 쳐다봤다.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 그의 시선을 피했다. 누가 뭐라고 하든 그 가계에는 배인호가 고집부리며 가겠다고 한 것이었다.

“네, 별로 맛없는 음식을 먹었어요.”

배인호가 한마디 답했다.

그가 치료를 받을 때쯤 나는 몰래 밖에 나왔는데 생각 밖으로 김미애도 내 따라 나오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가 나에게 배인호가 뭘 먹었기에 위장염이 걸렸는지 물어보는 줄 알고 사과할 준비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질문은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지영아, 인호랑 같이 저녁 먹었다면서? 넌 괜찮니?”

그녀가 걱정스러운 듯 내게 물었다.

나는 조금 전까지 했던 심리준비는 소용이 없었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저는 괜찮아요, 아주머니. 저는 별로 안 먹었어요.”

몇 초 뒤에야 나는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그와 동시에 마음속에는 더욱 깊은 자책감을 느꼈고, 왠지 배인호를 골탕 먹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괜찮으면 됐어. 조금 전에 네 아빠랑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정신상태는 아주 좋으시더라. 치료만 잘하면 별일 없을 거야.”

“네, 고마워요. 이렇게 친히 저희 아빠 보러 와주셔서요. 아주머니, 저녁에 아저씨랑 시간 있으세요? 같이 밥 먹어요.”

나는 다시 한번 식사 초대를 했고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왠지 속에서 내려갈 것 같지 않았다.

그녀는 원래는 “아니”라고 거절의 한마디를 내뱉으려는 듯 보였지만 곧 말을 다른 말로 바꾼듯했다.

“지영아, 나랑 네 아저씨 둘 다 지금은 밖에 음식을 별로 안 먹어. 괜찮다면 우리가 너희 집에 가서 로아와 승현이도 보며 밥 한 끼 먹고 싶은데, 어떠니?”

그녀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내 대답을 기다렸다.

나는 배인호 부모님이 내가 지금 사는 집에 가는 게 싫었다. 비록 숨긴다 해도 별 의미는 없지만, 그들이 그렇게 쉽게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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