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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좋은 결과

나는 정아와 잠시 대화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

배인호가 현재 나를 대하는 방식은 확실히 이전과 많이 다르지만 너무 늦었고 모든 것은 이미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누구 전화에요?”

이우범은 어느 순간 내 뒤에 서서 물었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핸드폰을 집어넣고서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정아에요. 아빠 수술 어떻게 됐는지 묻더라고요.”

“언제 한국으로 돌아갈 거예요?”

이우범은 갑자기 말을 바꾸며 이 일을 물었다. 그는 꼭 내가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 같았다.

아빠는 수술을 받으신 뒤 몸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상황 봐서요. 왜요? 우범 씨 바쁘면 먼저 돌아가도 돼요. 나 혼자서도 괜찮아요.”

나는 이 상황을 틈타 이우범이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길 바랐다. 여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빠는 더 마음이 흔들려 내가 다시 이우범과 잘 되길 바랄 테니 말이다.

이우범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를 고민하는 듯했다.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그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그 반응에 나는 불안해졌다. 만약 이우범이 독심술을 할 수 있다면 그는 내 마음속에 떠오른 ‘어서 돌아가’라는 한 마디를 알아챘을 것이다.

실제로 이우범과 배인호를 비교하면 이우범이 더 상대하기에 어려웠다. 배인호가 지금 여기 나타난다면 아빠는 망설임 없이 그를 쫓아낸 뒤 나에게 배인호와 죽을 때까지 다시 엮이지 말라고 경고할 것 같았다.

이우범은 그와 달랐다. 그는 우리 부모님 마음속의 원픽이었다. 전에 부모님이 내게 다시는 감정사에 강요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더라도 이우범이 조금만 더 존재감을 어필하면 부모님은 또 흔들렸다.

“지영 씨하고 아저씨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나도 함께 있을게요.”

뜻밖에도 이우범은 이런 말을 하는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나는 그를 또 어떤 이유로 쫓아낼 수 있을까?

지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조용히 자리에 앉아 수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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