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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질투에 불타오르다

“그래요. 그럼, 밥 먹은 뒤에 가서 푹 쉬어요.”

배인호가 이렇게 우기니 나도 그의 말에 따라 대답했다.

배인호의 얼굴은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책장 번지듯이 표정이 변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필요한 정보는 거의 다 알아냈고 이제 그것들을 정리하면 된다.

내가 말이 없자 배인호는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우범은 조그마한 부탁이라도 들어주면 그렇게 고마워하고 신세를 갚으려고 하더니, 내 도움은 받고서는 아예 신경도 안 쓰네. 왜 내가 이우범보다 못해?”

나는 젓가락으로 집었던 음식을 내려놓았다. 지금 질투하고 있는 걸까?

“지금 이거 내가 밥 사는 거잖아요?”

나는 고개를 들어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그는 젓가락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나를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이게 나한테 밥을 사주는 거라고? 넌 그저 아저씨가 날 보고 기분이 상하실까 봐 두려운 거잖아. 거기에 딜런의 일을 알고 싶어서 날 이 레스토랑으로 끌고 온 거면서 핑계 대기는.”

배인호는 나의 마음을 분석한 뒤 간결하게 정리했다.

아주 정곡을 찔렀지만 나는 인정하기가 조금 민망했다.

그래서 나는 설명하지 않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인호 씨, 우리가 지금 어떤 사이인지 잘 알잖아요? 이우범은 적어도 우리 부모님께는 밉보이진 않았어요. 나한테 뭘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설마 인호 씨를 위해서 다시 우리 부모님과 맞서길 바라는 건가요?”

순간 나는 말실수를 한 것 같아 말을 멈췄다. 내가 왜 ‘다시’라고 한 거지?

전에 그 한 번 때문에 나는 생명을 잃을 뻔했고 막심한 후회를 했다. 방금 내가 한 말은 우리 부모님 마음속에서 배인호의 위치를 부정했을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그에 대한 나의 마음마저 부정한 것이었다.

역시나 배인호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고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나에게 간접적으로 무시를 당했다.

“그래, 내가 이우범만큼 부모님에게 예쁨받지 못했다는 거 인정해. 그러는 넌 이번에도 이우범한테 딜런을 조사해 달라고 하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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