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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고아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민설아 때문에 아빠는 이미 기분이 안 좋으셨다. 배인호까지 나타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나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배인호는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투덜대진 않았다.

“이제 얘기해도 괜찮은 거야?”

“네, 괜찮아요. 병원에는 왜 온 거예요?”

내가 물었다.

“너한테 볼일이 있어서.”

배인호는 싸늘한 얼굴로 대답하고서는 사진 몇 장을 꺼냈다.

“네가 얘기한 딜런이라는 사람, 이 사람이야?”

나는 사진을 건네받았다. 사진 속 남자를 확인하니 내가 전에 본 딜런이라는 사람이 맞았다. 그때 자주 나를 찾아와서 내가 민설아를 찾아 주기를 바랐다. 민설아와 딜런이 마주친 이후로 딜런은 나를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직감적으로 민설아가 이미 딜런을 만나 두 사람 사이의 문제를 민설아가 해결해 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진을 배인호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맞아요. 이 사람 찾았어요?”

사진의 배경을 보니 외국인 것 같았다.

“어, 이 사람이 전에 일했던 보육원도 다 조사해 봤어. 민설아와 아는 사이더라고.”

배인호는 대답했다. 이때 병원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며 우리를 쳐다보았고 얘기를 나누기 조금 불편했다.

나는 배인호의 말을 끊었다.

“우리 조용한 곳에 가서 얘기 나눌래요?”

이 일은 빈이가 앞으로 어디에 있을지가 달렸기에 나에게도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 밥 먹자. 난 아직 아무것도 못 먹었어.”

배인호가 대답했다.

밥을 못 먹은 것도 문제지만 그의 턱에는 거뭇거뭇 수염 자국이 가득했다.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가득한 모습이 한눈에 봐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것 같았다. 내가 아빠를 모시고 수술을 받으러 갔다 오는 동안 그도 쉬지 않고 다른 나라에 가서 내가 부탁한 일을 알아보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함께 식사하자는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우리는 근처 레스토랑의 프라이빗 룸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메뉴판을 받아 배인호에게 건넸다.

“뭐 먹을래요?”

“네가 주문해.”

배인호는 딱히 메뉴에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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