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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가져온 장난감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게 배인호와 상의하지 않은 걸까? 그는 지금 많은 일을 겪고 있었고 나 대신 외국에 가서 민설아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우리 집안일로 그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부모님은 내가 배인호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으셨다.

“일찍 돌아온 건 급하게 결정한 거예요. 나도 인호 씨가 거기 올 줄은 몰랐죠.”

나는 옆에 있는 아빠를 힐끗 보았다. 아빠는 이미 누구인지 짐작하신 듯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나를 지켜보셨다.

내가 몇 마디라도 더 하면 배인호인 것을 아빠가 아실 것 같아 그의 말을 더 듣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런 다음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세희한테서 온 전화에요. 세희도 지금 외국에 있는데 아빠 보러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이미 돌아왔을 줄은 생각도 못 했나 봐요.”

“세희한테 그럴 필요 없다고 해. 회사 때문에 바쁠 텐데 나한테까지 신경 써주고. 그 마음이면 충분해.”

아빠는 손을 저으셨다.

실제로도 정아와 애들은 아빠를 보러 오겠다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지금 우리 넷 중 그 누구도 한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아는 아이들도 돌봐야 했고 찰거머리 같은 노성민까지 상대해야 했다.

그리고 세희는 이모건을 완전히 끊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집에서 돌아간 이모건은 다시 세희를 찾아갔을 테도 세희도 피할 수 없었다.

민정이는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그녀와 정아는 3년 안에 두 아이를 낳겠다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었다. 어쨌든 모두 키울 여유가 있었으니 걱정할 것은 없었다.

“네, 알겠어요. 아빠 제가 가서 입원 절차 마무리하고 올게요. 아마 다시 검사도 받아야 할 거예요. 준비하고 계세요.”

나는 대답한 뒤 입원 절차를 밟으러 갔다.

그 사이 나는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 배인호에게 문자를 보내 이곳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배인호는 답장이 없었고 나도 바빠서 신경 쓰지 못했다.

입원 절차가 끝나니 엄마가 오셨다. 엄마는 다급하게 병실로 들어오시더니 아빠를 보자마자 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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