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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이우범이 돌아왔다

“아주머니,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저도 인호 씨가 저를 구했다 해서 재결합하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걱정돼서 그래요. 저를 살려줬잖아요.”

약간 난감했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대답했다.

“생명에는 지장 없어. 걱정하지 마. 지영아, 전에는 우리가 너무 너랑 인호가 재결합하기를 바라서 억지 부렸는데 마음에 담아두지 마.”

김미애는 이렇게 말하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전화를 걸어도 핸드폰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

그날부터 배인호는 증발이라도 한 듯 찾을 수 없었다. 배건호와 김미애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나를 이렇게 대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노성민도 나를 속였다. 내가 어떻게 묻든 배인호 소식을 알려주지 않았다.

“지영아, 배인호가 마음먹은 거면 우리도 찾지 말자. 전에 인호 씨랑 정리하고 싶다 그랬잖아.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아가 나를 위로했다. 하지만 그 위로는 들을수록 어딘가 이상했다. 하여 그녀도 아예 입을 꾹 닫고는 그저 내 어깨를 토닥거렸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많은 일이 일어났다. 민설아를 국내로 인도하는 데 성공했고 노민준의 증언과 내가 제공한 CCTV가 확실한 증거가 되어 민설아는 더는 발버둥 칠 수 없었다. 우리 집 별장에 불이 난 원인도 경찰이 밝혀냈다. 우지훈이 몰래 지른 것이었다. 지금은 이미 체포되었지만 지금까지도 그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고 이 모든 걸 배건호 탓으로 돌렸다. 세희와 이모건은 아이를 낳았다. 예쁜 여자아이였다. 하지만 무슨 원인인지 둘은 결혼 등기를 하지 않았다. 아직 모든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것 같았다.

이우범은 수술했지만 후유증이 남아 더는 난도가 높은 수술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는 다른 나라를 돌며 많은 사람을 도와주었다. 이는 노성민이 내게 알려준 것이었다. 이우범과 연락한 지도 너무 오래되었다. 이우범은 나와 배인호의 상황을 알고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저 노성민을 통해 내 소식을 조금 알려 했을 뿐이었다.

모든 일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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