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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잘못 알아보다

나는 전생에 일어난 일을 중점만 뽑아서 말해줬다. 이우범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내 말이 끝나도 이우범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나는 이 일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우범이 내 말을 믿어줄 거라 믿었다.

“나는 무신론자예요.”

한참이 지나서야 이우범이 입을 열었다. 나를 보고 있는 그의 눈빛이 무슨 뜻인지 나는 읽어낼 수 없었다.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건가요?”

의외였다. 배인호는 늘 나를 믿어줬기 때문이다.

이우범은 내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게 되물었다.

“진짜 환생했다면 왜 지금 배인호를 찾으려는 거예요? 이게 지영 씨가 원하는 결과 아닌가요?”

나도 나 자신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배인호에게 일이 터지기 전까지 나는 이 결과를 원했던 건 맞다. 하지만 정작 일이 터지자 나는 마음이 변했다.

나는 더 부정하지 않았다. 그저 태연하게 내 마음의 변화를 인정했다.

“우범 씨, 전에는 인호 씨를 미워하고 불만스러워하다가 지금은 미안해하면서 그리워하는 것도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 거예요. 환생은 내 인생을 바꿨지만 내 마음속 깊이 잠재된 감정은 바꿀 수는 없더라고요. 나약하다고 욕해도 좋아요. 근데 난 더 이상 나를 세뇌하고 싶지 않아요.”

이우범은 눈을 감더니 살며시 시트에 몸을 기댔다. 옆모습은 여전히 잘생겼지만 내뿜는 아우라는 서글펐다.

한참 후 그는 다시 눈을 뜨더니 입을 열었다.

“인호는 이미 내려놨는데 지영 씨는 계속 끌고 갈 생각인가요?”

이우범도 배인호가 내려놓은 걸 안다는 건 노성민이 알려줬다는 거다.

하지만 지금 내가 부딪힌 제일 큰 문제는 아예 배인호의 종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씨 그룹에도 가봤지만 배씨 그룹은 배건호가 관리하고 있고 배인호 본인은 나타난 적이 없다고 했다.

나는 배인호가 나를 피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나는 뜬금없이 이우범에게 물었다.

“혹시 인호 씨 연락온 적 있어요?”

그는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흔들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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