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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나를 제주도로 초대하다

“엄마, 나도 알고 있어요.”

나는 엄마와 싸우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마음속으로 배인호의 소식을 얻을 수 있길 바랐다. 사진이라도 좋으니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었다. 엄마, 아빠와 싸우지 않는 건 그들이 슬퍼하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일이 그냥 하나의 해프닝일 줄 알았다. 하지만 앞으로도 며칠 동안 로아와 승현이는 손과 발을 허우적거리며 내게 아빠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때마다 나는 흥분하며 밖으로 달려 나갔지만 찾을 수 없었다. 대문에 달린 CCTV에도 배인호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결국 난 2층 게임방에 달린 창문에도 CCTV를 달기로 했다. 로아와 승현이가 다시 “아빠”라는 사람을 봤다고 하면 카메라에 찍힐 것이다.

왠지 모르게 CCTV를 단 그날부터 로아와 승현이는 더는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CCTV에도 내가 원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매번 실망만 남으니 나는 슬슬 포기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배인호의 종적을 아예 찾을 수 없었다. 마음이 점점 불안해졌다.

전에는 노성민이 배인호의 상황을 알려주곤 했지만 종래로 자세히 말해 준 적은 없었다. 나는 배인호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나에게 알려주지 않는 거라고 걱정했다.

핸드폰 벨소리에 화들짝 놀라 사색이 끊겼다. 조금 멍한 느낌이 들었다. 낯선 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지금 낯선 전화번호만 보면 심장이 빨리 뛰었다. 배인호가 번호를 바꿔서 내게 연락한 것이길 바랐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이우범의 목소리였다. 국내로 들어온 처음 내게 전화했다.

“이우범 씨?”

약간 의외였다. 그리고 무슨 일로 전화했는지도 궁금했다.

이우범은 한참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시간 되면 밥이나 같이 먹을래요?”

“네, 언제 볼까요?”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이후로 그냥 떳떳하게 친구로 남기로 했으면 만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이우범은 내게 주소를 하나 보내줬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바로 오늘 밤이었다.

밤이 되어 나는 시간을 맞춰 약속 장소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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