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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이현수는 병원에서 점심까지 먹은 후 떠났다.

이현수를 배웅할 때 남지훈은 주차장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 알파드 미니밴은 여전히 그곳에 주차되어 있었다.

아마 소연이 점심시간까지 병원에 있은 것으로 추측되었다.

남지훈은 소연이 한 번이라도 자신을 찾아올 줄 알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그는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을 떨쳐내고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

명원이와 명석이는 간이침대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고 최선정도 아이들과 함께 자고 있었다.

“창업하려고?”

남가현이 물었다.

이현수에게는 자금이 있었고 남지훈에게는 기술이 있었기에 두 사람이 같이 모여 창업을 시도해볼 만하였다.

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그럴 생각이야. 지금 내가 발 담그고 있는 이 업종에선 정리해고 당하는 일이 아주 파다하거든. 게다가 우리 업종은 35세까지 일하면 모두 도태되어버린다는 인식이 있어.”

“아무리 직장을 찾았다 해도 몇 년 못 하고 잘릴 바엔 그냥 차라리 회사 설립하는 게 나아.”

그 말을 들은 남가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난 널 도와줄 수가 없어. 아마 네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거야.”

그녀는 자책감이 들었다.

동생이 회사를 차리고 싶다는데 누나는 돈이 없었고, 지금 그녀에게 돈만 있었으면 그녀는 아마 당장이라도 동생을 도와줬을 것이다.

직장도 없었던 남가현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대기업에서 높은 직급을 맡고 있으면서 일전 한 푼도 내놓지 않았다.

남지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누나, 아직 결정된 일은 아니야. 게다가 이현수 씨의 말대로라면 스타트업 기업이니 초기에 돈은 얼마 들지 않을 거야. 회사가 잘 돌아가면 그때 가서 누나가 투자해.”

남지훈은 애초에 누나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2000만 원이라는 돈으로 자금은 운용할 순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가서 모자라면 은행 대출을 받아도 되는 일이었다.

한편 다른 병실.

송태수는 차를 홀짝였다.

“두 사람의 점심시간까지 내가 빼앗진 않을게. 이따가 난 아주 중요한 친구를 만나러 가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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