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은 그제야 모든 게 이해되었다. 송태수가 남지훈에게 음식을 대접한 이유에 대해, 남지훈에게 정을 베푸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송씨 가문에서 송 어르신은 엄청나게 중요한 인물이었다. 어르신이 살아계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선사할 정도였다.만약 어르신이 돌아가신다면 송씨 가문은 휘청거릴 것이다.'지훈이한테 성진구 프로젝트에 대해 말해볼까? 휴, 됐어.'소연은 다시 한번 자신의 욕심을 억눌렀다. 이런 일로 남지훈을 이용하고 싶지 않았다.계약 결혼을 한 사이였고 큰 트러블 없이 완만하게 지내고 있긴 했지만 서로 부탁할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었다.그렇다고 부탁을 못 하는 것도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합리한 가격을 치르고 그에게 부탁하면 될 일이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지훈에게 이런 부탁을 하고 싶지 않았다."무슨 일 있어?"그녀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챈 남지훈이 물었다."아니야."소연은 고개를 저었다."너랑 김명덕 이젠 완전히 틀어진 거야? 이젠 뭐 할 거야? 태수 아저씨한테 일 자리 부탁해 보지 그래?"남지훈은 눈썹을 찌푸렸다.벤츠 마이바흐를 타는 송태수라면 분명 자신의 회사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남지훈도 어느 정도 예상했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과 목표가 확실했다.남지훈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렇네, 왜 형님 생각을 못 했지? 참, 너도 S 그룹 관리팀에 있지 않아? S 그룹은 꿈의 기업이었는데, 나 좀 꽂아주면 안 돼?""뭐?"소연의 얼굴이 굳어졌다.결코 남지훈을 자신의 회사로 불러들일 수 없었다.그녀는 아직 남지훈에게 자신의 가문과 더불어 S 그룹의 대표라는 사실을 알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아직 남지훈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었다."하... 역시 계약 부부는 계약 부부인가 보네. 날 도울 의향은 없다는 거지? 휴, 됐어. 어차피 나 같은 건 S 그룹에서 일할 능력도 안 돼.명덕 테크를 나오긴 했지만, 사실 친구와 회사 창업 준비하고 있었어. 물론 명덕 테크에서 하던 일과 크
한편, 송씨 가문.송 어르신은 퇴원한 뒤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전문 요양사가 그의 곁에서 상주하고 있었다.호화로운 거실에 송태수가 앉아 있었다. 그는 만반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때? 지훈 씨는 절대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고 내가 그랬지? 이젠 믿는 거야?"송유리는 입술을 비쭉 내밀었다.열흘 동안 남지훈이 송태수에게 연락할 때마다 그녀는 곁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대화 내용을 엿들었다.남지훈의 입에서 도움을 청하는 말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하지만 남지훈은 매번 그녀에게 실망감만 선사했다.남지훈은 매번 송태수에게 안부 인사를 한 뒤 바로 전화를 끊었기에."쳇! 아빠, 애초에 이건 제가 질 수밖에 없는 내기였어요. 사람 마음을 어떻게 열흘 안에 다 파악할 수 있겠어요? 사람 마음마저 간파하려면 적어도 십 년은 걸린다고요!""하하!"송태수가 건치를 드러내며 웃었다."내가 네 속셈 모를 줄 알고? 내기를 번복하려는 심산인가 본데, 어림도 없다! 오늘부터 소한용과 그만 만나거라!""아빠!"송유리가 다급히 외쳤다."어떻게 이럴 수 있으세요? 이번 판은 무효예요! 다시 해요!""하하하!"송태수가 껄껄 웃었다. "무효라니? 이번 판은 네가 졌어! 됐다, 소란 그만 피우고 올라가. 난 지훈 씨랑 술 한잔하러 가야겠다!"송태수가 자리에서 일어설 채비를 하자 송유리는 조급해 났다.'한용 오빠랑 이렇게 헤어질 수 없어!'"흥! 아빠가 그렇게 믿는 그 사람 진짜 얼굴을 보여줄 수밖에 없겠네요!"그녀가 흥분하자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송기헌이 그녀를 진정시켰다."유리야, 진정 좀 해. 아버지는 경험이 풍부하셔, 우리보다 사람 보는 눈이 좋으시다고.""오빠도 아빠 편이네..."송유리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 그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남지훈이었다. 하지만 송태수는 그를 존중해 주고 있었다.게다가 송태수는 송유리와 송기헌에게까지 똑같은 존중을 요구했다.'억울해! 누구한테 이 억울함을 호소해야 하지?'그날 오후,
"잘됐네."말을 마친 소연은 자신의 방으로 쑥 들어갔다.굳게 닫힌 그녀의 방 문을 바라보며 남지훈은 머리를 긁적였다.회사 일이 잘 해결되지 않아 소연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잖아.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대승 테크가 성대하게 문을 열었다.회사 설립을 축하하기 위해 이현수의 친구들과 남가현 그리고 누님까지 참석했다.송태수는 T 그룹에서 대승 테크의 제품과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한다는 뜻도 전했다.송태수와 남지훈이 하는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남가현이 중얼거렸다."내가 정우 씨한테 T 그룹에 너희 회사 좀 소개해 주라고 그렇게 부탁했었는데..."T 그룹의 관리팀 팀장인 그가 남지훈을 돕기 위해 조금만 마음을 써준다면 금방 해결됐을 거다.정우는 돕지 못한 게 아니라 돕지 않은 거였다."누나, 됐어. T 그룹은 대기업이잖아. 난 오히려 우리가 T 그룹의 요구에 도달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걸! 처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아무리 급해도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야 했다.한 방에 큰 성공을 노렸다간 크게 다친다는 걸 남지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옆에서 지켜보던 누님이 나섰다. "나 인맥 넓은 거 알지? 전문적인 건 몰라도 인맥은 내가 끌어다 줄 수 있어. 이따가 네 명함부터 쭉 돌릴게. 날 봐서라도 너한테 찬밥은 주지 않을 거야."그녀의 말은 허세가 아니었다.예전에 검은 돈을 만지던 사람들 대부분은 회사를 차렸다. 그녀 역시 그들과 어울렸고 이 구역에서 알아주는 마당발이 되었다.간단하게 자리를 즐긴 그녀는 남지훈의 명함을 들고 자신의 지인들을 만나러 갔다.남가현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지훈아, 아까 그분은 누구야?"남지훈이 쓴웃음을 지었다. "김명덕 와이프야, 아 이젠 X 와이프겠지만."그의 말을 들은 남가현은 입을 떡 벌렸다."지훈아, 너도 이젠 결혼한 몸인데 다른 여자들과 거리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니야?""누나, 걱정 마. 누님은 의리
김명덕은 자신만만했다. 매년 그의 회사는 업무 실적이 수십억에 달했다. 그에 비해 대승 테크는 신생 회사에 백지상태였다.해당 업무를 다루는 회사는 특히 J 도시에서 영향력이 있는 회사가 신생 회사 하나쯤은 파산하게 만드는 게 일도 아니었다.그는 느긋하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네 전 남친이 투자한 그 돈들 곧 물거품이 될 거다.""오빠, 뭐 하려고?"이효진은 김명덕에게 몸을 기대며 물었다."오빠, 근데 우린 언제 결혼하는 거야? 같이 살 집부터 마련해야 할 것 같은데.""흠..."김명덕은 담배 연기를 후 뿜었다.'그 녀석한테 남은 건 이제 그 구멍가게만 한 회사가 전부일 거야.' 자기 말에 묵묵부답인 김명덕의 태도에 이효진은 초조해졌다.김명덕은 남지훈과 달랐다. 과한 요구를 해도 어떻게든 만족시켜 주기 위해 애쓰는 남지훈과 달랐다. 자존감이 낮은 남지훈은 자기 처지 때문에 그녀를 잃을까 봐 그녀의 눈치를 보며 어떻게든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었다.하지만 김명덕은 그런 남지훈과 정반대였다. 경제가 여유로운 김명덕은 이효진의 기분에 맞춰주지 않았다. 오히려 이효진이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순간에 버려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사실 이효진도 최근 들어 김명덕이 자신에 대한 흥미를 점차 잃어가는 걸 눈치챘다.T 그룹."기헌아, 회사 관련 부서에 가서 네트워크나 회사 시스템 관련해서 필요한 요구 사항이 있는지 알아보고 대략 필요한 금액도 정리해서 보고해!"송태수는 일의 효율을 중요시했다.남지훈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그가 단호하게 거절한 탓에 어쩔 수 없었다. 결국 간접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잠시 뒤 송기헌은 관련 파일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회사의 컴퓨터 사양은 이미 오래되었고 5년 전부터 회사 측에 업그레이드 및 설비 개선을 요구했었어요.""그래?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하지!"송태수의 속셈을 알아차린 송기헌이 물었다."아버지, 대승 테크에 문의할까요?"송태수는
“그건 잘된 일이죠! 현재 우리 실력으로는 오더를 따올 수가 없어요. 하지만 두 대기업 그룹의 입찰에 참가할 수만 있어도 우리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두 그룹의 구체적인 수요를 알아보려면 이제부터 바빠지겠네요.”남지훈의 말에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기술 쪽으로는 지훈 씨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지훈 씨가 두 회사에 가서 소통해 보는 게 나을 거 같아요.”기술 방면으로는 확실히 남지훈이 이현수보다 실력이 강했기에 남지훈도 거절하지 않았으며 회사를 차리자마자 이런 좋은 기회가 생기자 남지훈도 기분이 좋았다.그는 병원에 가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다가 마트에 들러 식자재를 구매한 뒤, 스카이팰리스로 돌아왔고 이내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이 식탁에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오늘 S 그룹에서 네트워크 개조 건설 프로젝트에 우리 회사도 입찰하라고 연락이 왔던데, 혹시 네가 추천한 거야?”소연이 식탁 앞에 앉자마자 남지훈이 그녀에게 물었고 소연은 고개를 들어 남지훈을 쳐다보며 되물었다.“나에게 그럴 실력이 있을 거 같아?”소연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대승 테크를 추천한 건 소연이 아니라 소한진이었으며 소연은 한 번도 남지훈의 회사를 특별하게 봐줄 생각은 없었다.“그럴 줄 알았어. S 그룹이 얼마나 큰 회사인데 관리팀 팀장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없겠지. 내일 S 그룹에 가서 너네 회사 현재 상황과 수요를 좀 알아보고 싶은데, 너에게 방해되는 건 아니지?”남지훈이 웃으며 말하자 소연이 덤덤하게 대답했다.“상관없어.”“그럼 내일 같이 갈까?”갑작스러운 남지훈의 제의에 소연은 살짝 흠칫했다.‘같이 가자고? 저 녀석이 지금 뭐 하려는 거지? 같이 갔다가 회사 직원들이 소 대표님이라고 부르기라도 하면 신분이 노출되는 거잖아?’“난… 난 내일 아침에 만날 고객이 있어서 회사에 좀 늦게 갈 거 같아.”소연이 입술을 깨문 채 대답하자 남지훈은 살짝 아쉬운 듯했다.“그래, 알겠어.”“난 회사에 조금 늦게 도착할 거니
곽 대리가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한 덕에 S 그룹의 현재 네트워크 상태가 자료에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었고 30분 정도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던 남지훈이 입을 열었다.“설비가 예전 모델이긴 하네요. 현재 새로 나온 설비보다 레벨이 두 등급 정도 떨어져요. S 그룹에서 이런 설비들은 교체를 안 하고 있나요?”남지훈은 S 그룹이 큰 회사인 만큼 네트워크 안전에 대해 더욱 신경 쓸 줄 알았는데 기록된 자료로 보면 그건 아닌 듯했다.“지금까지 회사에서 이쪽 문제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쓴 적이 없어요. 설비는 고장 난 것만 교체했을 뿐 쓸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곽 대리가 난감한 얼굴로 대답하자 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으며 S 그룹에서 이쪽 문제를 중요시하지 않았기에 이런 결과가 생긴 것이다.“이 건물에 중앙 기계실이 있죠? S 그룹에서 데이터 안전과 저장에 수요가 있을 거 같은데 혹시 보여줄 수 있나요?”“그래요!”곽 대리를 따라 기계실에 들어선 남지훈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S 그룹의 기계실은 공간이 매우 협소할 뿐만 아니라 전선 배치도 엉망이었으며 대기업의 기계실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그뿐만 아니라 그나마 몇 개 있는 캐비닛도 많이 낡은 상태였다.“남 대표님, 문제가 심각한가요?”곽 대리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묻는 말에 남지훈이 고개를 저었다.“문제가 터지지 않으면 심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전선 하나라도 망가지게 되면 그 문제점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맞아요! 맞아요! 저번달에 전선 하나가 고장 났는데 그 문제점을 찾는 데 삼일 걸렸어요! 공유기를 교체할 때마다 나타나는 문제점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저번에 보조 서버에도 문제가 생겨서 고치는 데 2주나 걸렸거든요! 안 그래도 저희 부서에 인원이 부족한데, 문제가 생길 때마다 회사 업무에 지장이 생길까 봐 맨날 전전긍긍하고 있어요!”남지훈의 말에 곽 대리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남지훈은 곽 대리의 말에서 S 그룹에 현존하는 문제점을 단번에 파악할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소연이 입을 열었다.“회사가 언제 설립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 회사의 오너와 실력이 제일 중요하지. 내가 보기엔 너희 회사가 나중에 훨씬 바빠질 거 같은데 얼른 직원부터 더 채용하는 게 나을 거 같아.”“그게 무슨 말이야?”듣고 있던 남지훈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소연을 보며 물었다. 두 기업 중 한 곳의 오더를 따내지 않는 이상, 현단계에서는 대승 테크에서 직원을 더 채용할 필요는 없기에 남지훈은 왠지 소연의 말속에 다른 뜻이 있는 것만 같았다.“오늘 내가 알아봤는데, S 그룹과 T 그룹에서 입찰 요청 공고를 보낸 회사들 중에서 실제 답사를 간 건 너희 회사가 유일하다고 들었어. 업무에서 태도가 제일 중요한 법인데 너희 회사가 업무를 대하는 태도로 봐서는 이미 절반은 성공한 거지.”소연의 말에 남지훈이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지.”남지훈은 프로젝트를 따내면 그때 가서 직원을 추가로 채용할 생각이었다.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기에 남지훈은 업계에서 실력 있는 사람을 많이 알고 있었으며 나중에 혹시라도 일손이 부족하면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남지훈은 자신의 회사가 두 대기업의 오더를 따낼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난 티비를 좀 볼 거야. 서재는 요즘 들어갈 일이 없는데 너 엄청 바쁜 거 같으니까 며칠 동안 서재는 네가 사용해.”“그럼 고맙지.”소연의 말에 남지훈은 감사 인사를 한 뒤, 서재로 향했고 한참 동안 티비를 보다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던 소연은 서재를 지나면서 안을 힐끔 쳐다보았으며 남지훈은 여전히 방안 제작에 몰두하고 있었다.“이렇게 널 도우면 3년 뒤에 이혼할 때 날 너무 많이 원망하진 않겠지…”소연이 한숨을 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이튿날 아침, 남지훈은 밤새 만들어낸 방안을 두 대기업의 담당자에게 보내주었고 T 그룹 사무실에 앉아 남지훈이 보낸 방안을 쳐다보고 있던 송태수가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기
한편, 명덕 테크 회사에서.김명덕은 T 그룹으로부터 이번 입찰에서 명덕 테크의 역할은 입찰 참가일 뿐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이런 암묵적인 룰은 김명덕도 많이 겪어봤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T 그룹의 프로젝트는 애초부터 따낼 거라는 기대조차 없었지만 S 그룹의 프로젝트는 그래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김명덕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 진동 소리가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하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가자. 나랑 내려가서 한용 도련님을 반겨야지!”김명덕이 이효진을 데리고 1층으로 내려와보니 소한용은 이미 도착해 있었고 두 사람을 보자 소한용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김팔 씨, 무슨 일로 날 찾은 거예요?”소한용이 김명덕을 부르는 호칭을 듣자 이효진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지만 혹시라도 김명덕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억지로 참을 수밖에 없었다.“한용 도련님, 제가 어제 좋은 차를 구해 놨는데 여기서 이러지 말고 사무실에 올라가서 차 한잔 마시면서 천천히 얘기할까요?”김명덕이 최대한 공손한 태도로 말하자 소한용은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 그는 김명덕이 뭔가 부탁할 일이 있다는 걸 이미 짐작했기에 덤덤하게 말했다.“아침 댓바람부터 무슨 차를 마셔요? 할 말 있으면 빨리해요. 저 바빠요.”소한용의 말에 김명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한용 도련님,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S 그룹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개조 프로젝트 문제로 이렇게 도련님을 뵙자고 했습니다.”“그래요? 저희 S 그룹의 이 프로젝트를 따내고 싶은 거예요?”소한용이 실눈을 뜬 채, 김명덕에게 묻자 김명덕이 재빨리 대답했다.“맞습니다!”김명덕은 소한용의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칼 같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괜히 둘러서 얘기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얘기를 하는 게 훨씬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김명덕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자 소한용도 갑자기 흥미가 생겨서 웃으며 말했다.“갑자기 당신의 차에 관심이 생기네요!”소한용의 말에 김명덕은 이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