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어요?”이진은 말하면서 외투를 소파 위에 놓았다.정말 누구라도 힘들 수 밖에 없었던 하루였다. 하물며 몸도 마음도 모두 힘들다.그녀는 지금 그냥 방에 돌아가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침대에 누으려는 생각뿐이다.하지만 윤이건이 무언가 말하려고 하는 모습에 말걸음을 멈추었다.어찌 말해도 오늘 그녀를 급하게 찾아온 것에 대해 고맙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몸은 어때? 어항에 있을때 너무 경황이 없어서 네가 괜찮은지도 제대로 확인못했어.” 윤이건은 말하면서 몸을 돌려 이진 앞에 다가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걱정으로 가득하였다.“저 괜찮아요. 그냥 조금 긁힌 거예요. 밴드도 필요 없어요.”어깨를 으쓱거리며 이진은 가능한 편안한 말투로 말했다.그녀는 이 남자가 도대체 어떻게 자신을 찾았는지, 어떤 마음인지 궁금했다.그러나 목구멍에 이르러 결국 말을 삼켜버렸다. 물어볼 필요가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럼 됐어.”이 말을 듣고 이진은 고개를 들어 이 남자를 한 번 보았다. 그리고 대화가 끝난 줄로 알고 막 떠나려고 하는데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이진아, 지금 우리 이 상황, 어떻게 이해하면 될가?”고개를 돌려 이진은 평소보다 엄숙한 윤이건을 보았다. 그녀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다.“난 그냥 우리 둘이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황이라…….”“윤이건 씨.”반쯤 듣고 이진은 윤이건의 말을 끊었다.그녀는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 뒤에 이어질 말은 그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지난번 내가 싸인을 부탁할 때 당신이 조사할 것이 있다고 하여 시간을 준 것이예요. 그래서 지금까지 늦어진거구요.”이진은 유연서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자기기만도 불가능하다.감정 편향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유연서가 이렇게 총애를 믿고 교만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만의 탓이 아니다. “그래서, 네 말은…….”“내 말은, 당신의 그 일 조사가 끝난
“민시우 씨!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정희 어떻게 된 거죠!상황이 괜찮은가요? ”이진이 말할 때 윤이건은 이미 두 사람의 외투를 들고 하인에게 차 대기를 지시하였다.“아직 확실한 거는 아니야. 정희는 아직 수술실에 있어.”수술실이라는 말을 듣고 이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다행히 윤이건이 재빠르게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데리고 문을 나섰다.“무슨 일이예요? 수술은 왜 하나요? 교통사고예요?”지금 이진은 정말 민시우를 한 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다.평소에 여자는 잘 꼬시면서 관건적인 시각에는 말도 제대로 못하니까 말이다.“교통사고는 아니야. 정희 머리가 다쳐 피를 많이 흘렸어. 모두 다 내 잘못이야……”이진의 급한 마음을 알고 윤이건은 기사를 부르지 않고 자기가 직접 운전석에 앉았다.병원까지 40분 거리가 30분도 안 걸렸다.차가 병원에 도착한 후 제대로 멈추기도전에 이진은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린다.그녀의 행동에 많이 놀란 윤이건은 심장이 멈출번 하였다.이 여자가 미쳐나갈 때는 정말로 무섭다.병원에 들어선 두 사람은 안내 지시를 따라 수술실을 찾았다.그리고 멀리서 민시우가 팔을 안고 수술실 문 앞에서 걸어다는 것을 보았다.윤이건이 뭐라고 하기전에 이진은 바로 수술실을 향해 달려갔다.수술실 문앞에 수술중이라고 쓰여진 글자와 정희 이름을 보고 이진은 사람을 때리고 싶은 심정이였다.민시우를 향해 뛰어가는 그 기세, 정말 민시우 멱살을 잡아 들어올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왔어...”소리를 듣고 민시우는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향했다.결국 말이 끝나기도전에 이진에게 잡혀 벽에 힘껏 눌렸다.“어떻게 된 거예요!똑똑히 말해요! 왜 우리 정희가 다친거예요!당신과 무슨 관련이 있죠!”지금의 이 상황, 윤이건도 크게 놀랬다.가서 말려야 할지, 아니면 말리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미안해, 내 잘 못이야, 내가 제대로 일처리를 못해서…….”“왜 둘이 같이 있게 된 거예요!”지금의 이진은 정말 미쳐버리기 직전이다.이때 윤이건이 그녀
“환자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마를 다쳐 출혈이 심했을 뿐입니다.”이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슴 아파하였다.정희는 그녀의 몇 명 안 되는 친구 중의 하나라 목숨을 바친다해도 두말없는 그런 사이이다.근데 지금 어이없는 오해 하나로 수술실에 들어가다니.“환자 상처는 이미 봉합하였고, 충분히 안정을 취한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아마도 긴강을 오래하였는지라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나서 긴장이 풀렸는지 이진은 바로 어지러움을 느꼈다.윤이건은 휘청거리는 이진을 보고 재빨리 손을 내밀었다.“그럼 이제 들어가봐도 되는 겁니까?”의사 선생님은 윤이건을 보며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친 부위가 머리라서 오래는 머물지 마세요. 환자분은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감사합니다.”의사 선생님은 향해 윤이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이진의 허리를 감싸고 기다렸다.지금까지 계속 침묵하고 있었던 민시우는 마음의 자책뿐만 아니라 자기도 모를 이상한 감정까지 느꼈다.한참 후, 간호사는 정희를 수술실에서 밀어내고 병실로 옮겼다. 세 사람도 같이 뒤따라갔다.“정희가 나한테 연락하라고 한 거예요?”병실로 따라가던 민시우가 이 말을 듣고 멍하니 고개를 들고보니 이진의 계속 화난 모습이 보였다.“응, 병원 오는 길에서.”민시우는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다른 말은 없었다.솔직히 말해 그 동안 술집, 나이트클럽을 다니면서 이런일을 수없이도 보았다.하지만 어느 날 자기 곁에, 자기 친구한테, 자기가 아끼는 사람한테 일어나니 모든 게 달라진 것 같았다.고개를 들어 병상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정희를 보며 민시우는 자기도 모를 감정을 느꼈다.병실에서 의사 선샌님과 간호사는 또 이진에게 일부 주의사항을 알리고 떠났다.병실에는 결국 몇 명만 남았고 이때 마침 정희도 눈을 떴다.마취약때문인지 눈빛이 약간 흐려져 있지만 너무 나쁜 상태는 아니다.“나, 나 입원 서류 챙기고 올게.”정희 눈빛과 마주친 민시우는 약간 당환한지 핑게를 대고 급히 나갔다.윤
윤이건이 이렇게 말할 줄은 그 누구도 생각 못했다. 특히 이진은 더욱 그러하다.이때 이진은 이 사람의 옆모습을 살펴보며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괜찮은데, 관건적인 순간 말은 제대로 하네.’이에 민시우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말을 삼켰다.말하자면, 그는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가장 먼저 정희에게 사과하고 싶을 뿐이다.그가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고개를 숙이고 반쯤 망설인 후에야 윤의건 뒤에서 정희 앞에 나섰다.지금 정희도 민시우의 얼굴을 보고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다소 고민하고 있었다.그리고 고민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하는 것이다.정희는 평소 이진처럼 자신의 옷차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평일에도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그러나 평소의 그 붉은 볼에 비해 지금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다.더우기 이마 위의 거즈까지 합쳐 더욱 초췌해 보였다.민시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꺼내기가 더욱 힘들었다.“정희, 너, 너 걱정 안해도 돼, 이번 일은 내가 잘 처리할게, 너를 다치게 한 사람들 내가 가만두지 않을거야.”말이 끝나고 정희를 깊이 보고는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정희는 민시우의 떠나는 시선을 몇 초 바라본 후 다시 시선을 돌렸다.병실 안에는 잠시 침묵이 흘렸고, 이진도 한참 후에야 다시 윤이건을 보고 말했다.“윤이건 씨도 얼른 돌아가세요.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처리할 게요.”아까 그 말 덕분에 이진은 말하는 태도를 바꿨다. 그전의 냉냉한 말투보다 지금 이진의 목소리는 더욱 온화해졌다.어쨌든 이 여자도 오늘 납치를 당했으니까그러나 지금 그가 여기에 남아 있는 것도 확실히 적합하지 않기에 후방 지원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이렇게 생각하고는 의자 위에 놓인 외투를 들고 정희를 향해 인사를 하였다.“그럼 푹 쉬세요.”“네, 감사합니다.”정희는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가볍게 입을 열어 고맙다고 말했다.윤이건의 시선은 다시 이진으로 향했다.“너도 감기 걸
이튿날 아침, 두 사람은 잠에서 깨여난지 얼마 안되어 누군가 병실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세면하고 있던 이진은 소리를 듣고 급히 걸어 나왔다.문을 열고 보니 민시우가 문 앞에 서 있고 뒤에 한 여자가 뒤따르고 있었다.더 이상 물어볼 필요도 없다. 정희를 다치게 한 그 여자가 틀림없었다.민시우는 이진을 보고 그녀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여친의 팔을 잡고 들어왔다.방금 잠에서 깬 정희는 이마를 다친 때문인지 머리가 좀 어질어질 했다.하여 갑자기 튀어나온 민시우 때문에 깜짝 놀랐다.뭐라고 한마디 투덜대려다가 그 뒤에 서 있는 여자를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정희야…….”민시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여자친구를 바라보았다.“어제 일, 정희한테 사과하기로 약속했잖아, 얼른 사과해.”이진은 문을 닫고 그들을 햐해 걸어왔다. 그리고 두 팔을 안고 벽에 기대어 구경하고 있었다.그 여자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정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원한을 품고 있다.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비틀거리며 시선을 한 바퀴 돌린 후에야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정희 씨,어제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옆에 서있던 민시우는 이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뒤에 말이 또 바뀌어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근데 말하자면 불빛 어두운 곳에 남자랑 여자 둘만이 같이 있는데, 이건 그 누구도 오해할 만한 상황 아닌가.”눈을 깜빡이며 말하는 그 모습, 분명히 말 속에 다른 뜻을 담고 있었다.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뜻이다.“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건데?”정희는 어지러움을 참으며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옆에 서있던 이진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사실 이진은 마음속으로 정희를 걱정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도와줄 일이 아니기에 나서지 않았다. 정희 그녀의 자손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아무 뜻도 없는데.”정희의 말대꾸에 여자도 목청을 높였다. “내가 널 다치게 한 것은 인정해, 근데 네가 그런 오해할 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
이진을 말을 듣고 멍해진 민시우는 결국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그로 인해 정희가 다쳤고, 이 일로 그는 이미 충분히 양심의 가책을 느겼다. 그러나 이 시각에 여친이 불을 부치는 행동은 아무래도 용납할 수 없었다.법정이라는 말에 여자는 어디서 난 힘인지 민시우의 손을 뿌리치고 손바닥에서 벗어났다.“법정이라고? 너 지금 나를 겁주는 거니? 똑똑히 알려주지! 나 주씨 가문의 첫 째 딸이야!”“주씨 가문이라고?”이 반문은 이진이가 일부러 한 것이 아니라 정말 이 가문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다소 곤혹한 시선이 여자의 눈에는 두 여자가 세상 물정 모르는 것으로 보여졌다.“허, JS 들어본 적 있어? 우린 주얼리 장사를 하는 기업이야. 난 그 가문의 고명딸이고! ”민시우는 옆에 서서 여친 대신 더 조마조마하고 있었다.“오, 주씨네...”이진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는 웃음기가 돌았다. 이 여자 정말 웃긴 여자이다.“어때? 두려워? 두려운 것을 알았으니 이 일은…….”우쭐거리며 말하고 있는 여자를 그대로 무시하고 이진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팔장 껴고 옆에 서있던 민시우는 가늘게 한숨을 쉬었다.“케빈.”이진은 전화를 걸고 명을 내렸고, 무표정으로 여자의 다소 의아한 얼굴에 시선을 멈추었다.“지금 당장, JS 회사 알아봐, 이쪽에서 주얼리 장사를 하고 있대.”이진의 말을 들으며 여자는 더욱더 의혹해 했다.“알아냈어? 좋아.”말하던 이진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이 회사에 소식을 보내, 바로 인수한다고.”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은 이진은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여자의 가슴은 덜컹하였고, 손바닥에서 식은땀이 났다.가슴은 두근거리고, 얼굴을 하얗게 질려있었지만 여전히 억지로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너 지금 그거 허세지? 누가 못해? 내가 너라면 좀 더 닮은 척 하겠어. 내가…….”이진을 향해 뭐라고 말하던 참에 핸드폰이 울렸다.어머니의 전화인 것을
정희는 이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몇 분도 안되는 사이에 역전한 것은 정말 그녀를 놀라게 하였다.정희는 병상에 앉아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 여자를 보았다. 마음이 놓인다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그리고 소리를 듣고 이진과 민시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특히 민시우의 그 표정…….정희는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사과는 받았고, 그녀에게 병원비도 부족하지도 않고, 따지고 보면 원래 사과를 원하였던건데 지금 이 상황도 사건완료된 것과 마찬가지이다.“데리고 나가.”정희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약간 허무하고 가벼운 목소리이다.민시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말은 해야 하지만, 지금 해야 할 말은 아니다.두 사람이 떠난 후 이진은 정희의 상처를 보고 무심한 척하며 입을 열었다.“혹시 이 일, 너 시우 씨를 탓하니?”정희는 이 말을 듣고 멍하니 있다가 이진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뭘 알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내 앞에서 이러면…….”이 말에 이진은 정희를 흘겨보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잠시 후 병실 문이 다시 열렸고, 소리를 향해 몸을 돌린 두 사람은 문어귀에서 윤이건을 보았다.“어떻게 왔어요? 오늘 회사 출근 안했나요?”“그냥 왔어.”문에 들어서면서부터 윤의건의 눈빛은 계속 이진을 따라다녔다.침대 옆에 걸어가 정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외투를 이진에게 건네주었다.“오늘 날씨가 좀 추운 것 같아서 옷 한 벌 챙겨왔어.”아주 일상적인 일이라 오히려 이진이가 거북실스러움을 느겼다.입을 놀리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까놓고 말하지 않았다.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간호사가 마침 들어와서 정희에게 약을 바꿔주려고 하였다.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신입이라 움직임에서 긴장함을 보이더니 덜렁거리기 시작하였다.알코올 솜덩이를 들고 소독을 준비하던 중 손등이 무균반에 부딪혔다.동작은 민첩하지만 몸의 한쪽 중심이 좀 불안정해서 곧 뒤로 넘어질 듯 하였다.하지만 어린 간호사의 민첩한 동작에 비해 윤이건
‘유연서?’윤이건은 정희가 이 이름을 꺼낼 줄을 예상하지 못했다.몇 년 전, 그는 유연서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고 많은 배려도 하였다. 그것은 유연서가 일부 소란을 피우는 사람과 달리 조용하고 얌전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유연서를 그때 자신을 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 당시 그 화재에서 자신을 살린 생명의 은인.그러나 지금은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이미 드러난 것만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현재 윤이건은 자신을 구한 그 사람이 이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연서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기만에 진실까지 더하고 나면 친구처럼 그녀를 대하는 방식이 그에게는 최선이다.지금까지 허비해온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최대한 보상하고 싶었다.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윤이건은 결국 병상옆의 의자에 앉아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다시 폈다.“그래서 말인데 대표님에 대해 유연서 씨는 그냥 오랜 친구라는 거죠?”윤이건이 자신의 일부 감정에 대한 이해를 말하는 것을 듣고 정희는 어색하기만 하였다.비록 이전 윤이건과 접촉한 적은 없으나 기업권 가문의 사람으로서 이 도련님을 누가 모를가?하지만 이진을 위해 그녀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윤이건은 이 문제에 답하지 않고 정희는 이런 침묵을 묵인이라고 인정하였다.이 문제를 발견하고 그녀는 뜻밖에도 약간의 기쁨을 느꼈다.“대표님이 말대로 유연서 씨와 오랜 친구라면 이진은 대표님에 대해 어떤 사람이죠?”정희가 말을 듣고 유이건의 가슴은 덜컥 하였다.그 어떤 감정이 정체를 드러날 것 같았지만 결국 목이 메어 말을 할 수가 없었다.정희는 윤이건의 대답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이 사람의 표정을 보니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호기심에 정희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윤이건을를 향해 다가갔다. 그녀의 눈에서 교활함이 묻어났다.“대표님, 왜 말을 안 하세요? 어려운 질문은 아닌 것 같은데요. 대표님…….”끝까지 물어보려 했는데 뜻밖에도 병실문이 열리면서 이진이가 들어왔다.“너, 왜 이렇게 빨라?”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