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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외간 남자

전화를 받은 만만은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누군가가 대표님께 꽃을 보내왔다는 게 정말이에요?”

꽃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는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분명 윤이건이다.

‘윤 대표님께서 그래도 눈치는 있으신 가 보네, 적어도 아내가 화났을 때 달래야 한다는 건 알고 계시네.’

“제가 바로 내려가 볼게요!”

이진이 아침에 보이던 차가운 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자, 만만은 얼른 서둘러 프런트로 내려왔다.

하지만 만만은 전혀 알지 못했다. 꽃다발 속에 카드 한 장이 있다는 것을.

만만은 꽃다발을 안은 채 이진의 사무실로 향했다.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던 이진은, 만만이 꽃다발을 들고 들어온 것을 보더니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꽃은 왜 가지고 온 거야? 누가 보내온 거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만만은 잠시 망설이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프런트 직원의 말로는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꽃이 위에 놓여 있었답니다. 혹시 윤 대표님이 보내신 게 아닐까요? 윤 대표님 말고 누가 이런 방식으로 대표님께 꽃다발을 보내오겠어요?”

‘이건 씨?’

이진은 속눈썹을 가볍게 떨더니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혹시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얼굴 보며 말하기 쑥스러워 꽃을 보내온 건가?’

이건은 늘 말보다 행동이 앞섰기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다.

이런 생각에 이진은 붉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순간 만만이 들고 온 꽃다발이 더 이상 거슬려 보이지 않았다.

만만은 이진의 표정 변화를 살펴보더니, 단번에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몰래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대표님께서 일하고 계신다는 걸 제가 깜빡했네요. 꽃다발을 받을 상황은 아닌 것 같으니, 프런트 직원더러 대신 처리하라고 할까요?”

“내가 언제 안 받는다고 했어?”

이진은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놀리는 만만을 보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 꽃다발을 품에 안자, 꽃의 향기로운 냄새가 코 끝에 닿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이진은 기쁜 마음에 온몸의 세포들이 활기를 되찾는 것 같았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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