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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단서를 제공하다

‘정말 오랜만이긴 하네.’

이진은 한시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그녀는 해외에서 돌아온 이후 한 번도 한시혁과 만난 적은 없었고 가끔 연락만 했었다.

처음에 그녀는 한시혁의 전화랑 문자 등을 자주 받았었다. 그러나 이진이 계속 답장을 피하자 한시혁도 그녀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은 만나기는커녕 연락을 한지도 오래였다.

비록 한시혁이 그녀에게 잘해 주긴 했지만 이진은 그래도 좀 어색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둘째치고 두 사람은 사이가 정말 좋았고 지금 그는 그녀를 구해주기까지 했다.

이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한시혁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밖에서 또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한시혁의 어깨를 넘어 바라보니 한 무리의 경찰들이 이곳에 도착했다. 그 사이에는 윤이건도 있었다.

윤이건의 얼굴을 보자 이진은 기분이 좋았는데 그녀 스스로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윤이건은 이진을 다시 보는 순간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더니 이진을 한 번 훑어보고 그녀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두 사람이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그녀의 이런 낭패 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한시혁은 이진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했고 누가 온 건지는 더욱 개의치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자신의 외투를 벗어 이진의 어깨에 덮어주었다.

이진은 이런 사소한 일들을 따지기 귀찮았고 굳이 따질 마음도 없었다.

경찰이 오자 그녀는 바로 앞으로 나가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납치범들은 뒷문으로 도망갔는데 아직 도망 간지 몇 분 지나지 않았어요.”

그러자 대장은 그 말을 듣고 얼른 뒤에 있는 대원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원들이 모두 출동한 후에야 대장은 이진을 돌아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진 씨, 다치진 않으셨나요?”

“저와 제 비서는 모두 괜찮아요. 이렇게 빨리 도착해 주셔서 감사해요.”

대장은 이 말을 듣자 울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보아하니 잘리진 않을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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