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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엑스 와이프

태한그룹 사무실,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실내는 조용했다.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던 박수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집을 보러 왔었다고?”

잔뜩 긴장한 얼굴로 서 있던 이한석이 대답했다.

“네. 직원들의 증언도 있었고 CCTV도 확인했습니다. 한유라 씨와 함께 방문했습니다. 지금도 계시고요.”

미간을 찌푸린 채 잠깐 고민하던 박수혁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지.”

무슨 목적으로 태한그룹 산하의 부동산을 방문한 건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네.”

고분고분 그 뒤를 따르던 이한석은 고개를 갸웃했다. 최근 따라 소은정과 관련된 일에 대해 박수혁의 행동은 항상 그의 예상을 깨트렸다. 오랫동안 모셔온 박수혁 대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니저는 여러 부동산을 소개하며 조심스레 물었다.

“대표님, 이런 스타일은 어떠세요? 대표님께서 지내실 집인가요?”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다른 사람이 살 거예요. 금방 귀국한 남자가 살 집이에요. 아파트에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가구나 가전제품은 전부 스위스 브랜드로 교체해 주세요. 물론 최고 레벨로요.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어요.”

둘째 오빠에게서 항상 받게만 하던 그녀다. 어쩌다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생겼으니 모두 최고급으로 해주고 싶었다.

“네, 알겠습니다.”

사무실로 들어오던 박수혁은 마침 그 말을 듣고 제자리에 멈춰 섰다.

해외에서 귀국한 남자? sunner인가?

그날 오후, 누군가 소은정의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자 사람들은 또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굳이 태한그룹 부동산으로 간 이유가 뭘까? 새 남친한테 사주는 걸까? 일부러 박수혁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하하하, 최고의 복수네.”

“박수혁 대표도 속이 말이 아니겠는데?”

......

소은정은 아파트를 둘러보지도 않고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가장 마음에 든 건 도심과 떨어져 있어 조용하다는 점이었다. 인테리어나 가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교체하면 되는 거니까.

계약서에 사인한 뒤 소은정은 손목을 들어 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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