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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너 잘 왔다. 너한테 줄 것도 있어.”

여진숙이 도우미에게 말했다.

“내가 지유 주려고 끓인 거 좀 올려와요.”

지유는 지금 이 상황이 약간 신기했다. 온 정성을 승아에게 쏟아도 모자란 여진숙이 왜 갑자기 이렇게 나오는 걸까?

여진숙의 눈길이 지유의 배로 향했다.

“이 약, 내가 자주 다니는 한의사가 지어준 거야. 마시면 바로 애가 들어선다는데 마셔. 애가 들어설지도 모르니.”

도우미가 약을 올려왔다. 냄새를 맡은 순간 속이 메슥거렸다. 지유는 온몸으로 거부하며 도우미에게 치우라고 했다.

“가져가세요. 못 마셔요.”

지유가 거절하자 여진숙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너 어떻게 된 거야? 내가 힘들게 구해온 약인데 왜 안 마셔? 능력이 없으면 약이라도 먹어야지. 얼른 마셔.”

도우미가 약을 다시 지유 앞에 대령했다.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러 지유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안 되겠어요...”

지유는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아니 얘가...”

여진숙은 화장실로 달려가는 지유를 보며 성질을 냈다.

“쓸모없긴. 뭐가 그렇게 역겹다고. 마시기 싫어서 일부러 저러는 거 아니야?”

지유는 위가 너무 더부룩했지만 한참을 토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하여 찬물로 얼굴을 씻고 나왔다.

여진숙은 더는 약을 먹으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승아를 만나러 가기 급급했던 여진숙은 가져갈 물건이 많자 지유에게 말했다.

“너 오늘 회사 나가지 마. 나 승아 보러 가는 길에 손 좀 보태. 병원에 입원한 거 너도 알고 있지? 아마 이현이는 이미 보러 갔다 왔을 거야.”

이 말을 들은 지유가 입을 앙다물며 말했다.

“저 출근 지각할 거 같아요.”

여진숙이 지유를 보며 입꼬리를 당겼다.

“회사로 나가는 것도 현이 위해서 그러는 거 아니야? 병원 가면 현이 마주칠 수도 있어. 그럼 너는 땡큐 아니야?”

맞는 말이긴 했다. 지유는 이현의 아내이자 이현의 수행 비서였다. 하여 여진숙과의 동행을 선택했다.

여진숙은 크고 작은 보따리를 안고 집을 나섰다. 병문안을 간다기보다는 친척 방문이 더 적합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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