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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지유는 몸이 너무 안 좋아 창백해진 얼굴로 벽을 붙잡고 쉴 새 없이 밖으로 토해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이현은 이를 보더니 얼른 걱정에 찬 눈빛으로 지유를 부축했다.

“왜 그래? 많이 안 좋아?”

지유는 이현의 손을 밀어내더니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까는 이혼하자고 그러더니, 지금은 또 왜 이러는 거예요?”

이현은 지유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는 상태가 진짜 안 좋다는 걸 눈치채고 부드럽게 말했다.

“먼저 집에 가자.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해.”

이현은 지유의 허리를 잡더니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지유는 거절하지 않았다. 문 앞에서 이현과 다퉜다가 부모님이 보기라도 하면 걱정할 것이다.

결혼이 불행하다 해도 부모님을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

차 앞으로 걸어간 이현은 지유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더니 품에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지유야, 내가 너를 어떡하면 좋을까?”

지유는 이현의 어깨에 기댔다. 코가 찡했다. 언제부턴가 지유는 건드리면 바로 깨질 만큼 나약했다.

아마 이현의 조금 달라진 모습에 지유는 없었던 엄살이 생겨나는 것 같았다. 원하는 게 많아지면 전처럼 고분고분할 수가 없다.

“이현 씨.”

지유는 이현의 품에 기대 말을 이어 나갔다.

“나를 위해 해준 모든 것에 고마워요.”

이현이 지유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내가 뭘 했다고 고맙다는 거야?”

지유가 말했다.

“우리 집에 와줘서 고마워요. 부모님이 나 잘 지내는 거 알면 더는 걱정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전에 20억을 써서 우리 집 구해준 것도 고맙고요. 이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또, 나를 살려줘서 고마워요.”

이현의 이 말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기분이 안 좋았지만 지유가 이렇게 다독이자 이현의 화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버렸다.

이현은 지유를 잃을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지유를 꼭 끌어안고는 이렇게 말했다.

“나 네 남편이야. 다 내가 해야 되는 일이야.”

지유가 입꼬리를 당기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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