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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이현은 마치 지유를 품속에 녹여버릴 듯이 꽉 끌어안았다. 그녀가 더는 상처받지 않게 말이다.

그는 턱을 그녀의 머리에 올려놓고 깊이 자책했다.

“괜찮아, 지유야, 이제 괜찮아. 내가 왔으니 괜찮아.”

지유는 이현의 품에 기댄 채 온몸을 부르르 떨며 치를 떨었다.

“왜 이제야 온 거예요? 하마터면, 정말 하마터면 당신 못 보게 될 수도 있었다고요.”

이현이 핏기를 잃고 창백해진 지유의 입술을 보더니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눈동자에 분노가 가득 차올랐지만 지유를 인내심 있게 다독이며 안전감을 주려고 노력했다.

“미안해. 내가 늦었어.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앞으로 다시는 너 혼자 두지 않을게.”

지유가 걱정돼서 나와봤는데 그래도 늦은 것이다.

지유는 멘탈이 완전 나가서는 흐느꼈다. 그 속에는 그녀의 불안과 두려움과 그에 대한 원망이 들어 있었다.

지유는 솜방망이 같은 주먹으로 이현의 가슴을 두드렸다.

“아니에요. 당신은 나 버릴 거예요. 언젠가는 나 버릴 거예요. 전에도 그랬잖아요. 지금도 그렇고.”

지금까지 지유는 수도 없이 버림을 받았다. 몇 번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버려질 때마다 남은 건 실망뿐이었다.

이현은 지유를 품에 꼭 끌어안더니 슈트로 그녀를 꽁꽁 감쌌다.

“앞으로 절대 그럴 일 없어. 한 번만 믿어줘. 지유야, 앞으로 너 버리지 않는다고 약속할게.”

지유는 소리 없이 흐느꼈고 이현의 가슴을 두드리던 손도 힘없이 옆으로 축 늘어졌다. 아직도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지 지유는 이현의 품에 안겨 사시나무 떨듯 떨기만 했다. 될 수만 있다면 영원히 단단한 이현의 품에 숨어있고 싶었다.

이현은 인내심 있게 그녀를 다독이며 이마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지유의 정서가 어느 정도 가라앉고 몸에서 전해지는 떨림도 살짝 약해지자 이현은 허리를 숙여 지유를 소파에 올려주고 데려온 사람에게 보살피라고 했다.

이현은 느긋하게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바닥에 누워 비몽사몽한 이 대표를 쏘아봤다.

물 한 바가지가 이 대표의 얼굴에 쏟아졌다.

꿈에서 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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